[전문가 기고] 지역의 중소기업 AI 대전환(AX)이 인구 소멸의 해법이다

최민성 델코리얼티 그룹 회장
최민성 델코리얼티 그룹 회장.

지방이 직면한 인구 소멸 위기는 단순히 거주지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생존의 문제다. 지방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소득 격차, 즉 수도권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지방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유치는 모든 지자체의 숙원 사업이지만 이미 고착화된 수도권 집중 현상 속에서 지방으로 끌어오는 것은 실로 요원한 일이다.

결국 해답은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기업에 있다. 지역의 중소기업을 기술력과 수익성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여 청년들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충분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를 공급해야 한다. 중소기업 체질 개선의 핵심 엔진은 AI 전환(AX)으로 해결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경쟁력이 약한 지방 중소기업을 AI로 무장시켜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만이 지역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방편으로 제안하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의 AX는 단순한 '장비 지원'이 아닌 '지역 생태계 강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독일은 중소기업 AI 전환을 단순한 '장비 지원'이 아닌 '지역 생태계 강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미텔슈탄트-디지털' 모델은 독일 전역에 '중소기업 4.0 역량 센터'를 26개 이상 설치하여 지역 강소기업들이 현장 데이터를 AI로 최적화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한다. 일본은 지역별로 특화된 제조 거점을 묶어 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하는 '스마트 제조 유닛'을 운영한다. '커넥티드 인더스트리' 전략으로 개별 중소기업이 갖기 힘든 빅데이터의 한계를 기업 간 데이터 공유 연합을 통해 극복한다. 우리도 지역 거점별로 실제 공정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실증 센터를 대폭 확충하고, 중소기업들이 데이터 고립에서 벗어나 공통의 산업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 산업 데이터 댐' 구축이 시급하다.

제대로 된 AX 실행을 위해서는 '지능형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솔루션 전략이 중요하다. 이는 기존의 보편적인 인프라 지원을 넘어 지역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고소득 일자리를 창출하는 강소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다. 우선 '구독형 서비스 AI' 보급과 '전환 비용'의 저비용 도입이다. 중소기업에 수억 원대 시스템 구축은 사치다. 이미 검증된 AI 서비스를 지역 산업 맞춤형으로 큐레이션하여 제공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AI를 처음 도입할 때 겪는 심리적·경제적 장벽인 '전환 비용'을 한시적으로 보전해 주는 'AX 바우처'를 실질적인 수익 지표와 연계하여 지급해야 한다.

지역 대학의 AI 전공 석·박사급 인력을 중소기업에 '기술 고문'으로 파견하는 'AI 닥터' 파견 제도를 운영할 수 있다. 이들은 현장 재직자와 함께 실제 공정 데이터를 분석하고 최적화 모델 구축을 돕는다. 이 과정에서 청년 인재들은 지역 기업의 비전을 직접 확인하고 정착할 기회를 얻게 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에서 요구되는 탄소중립과 ESG 경영을 AX와 결합하는 '에너지-AI' 융합형 탄소중립 인센티브 제도도 있다. AI를 도입하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거나 탄소 배출을 줄이는 지역 중소기업에 금융 혜택과 세제 감면을 제공하여 기업에는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해줄 수 있다.

성과 기반의 '이익 공유형' AX 모델 채택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금이 단순 소모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AI 도입 후 발생한 이익(생산성 향상분)의 일부를 다시 지역 AI 생태계 기금으로 환원하거나 재직자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모델이다. 이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성능 고도화에 매진하게 만들고, 청년들에게는 '수도권 부럽지 않은 보상'을 약속하는 강력한 유인이 될 수 있다.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AI 전략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니라 '현장의 지표'로 말해야 한다. 지역 혁신 거점이 주변 중소기업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주는 '공유형 지능 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지역 강소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향상될 때 비로소 청년들이 돌아오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완벽한 설계가 아니라 실행이다.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시행 과정에서 드러나는 한계와 문제점을 점진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유연한 접근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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