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상세 보도는 이 전쟁이 치밀한 전략의 산물이라기보다, 설득된 확신과 선택된 정보, 그리고 견제되지 않은 결단이 결합된 결과였음을 보여준다.
출발점은 지난 2월 11일 백악관 상황실이었다. 이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소수의 핵심 참모들만을 상대로 고도로 기밀화된 브리핑을 진행했다. 화면에는 모사드 수장과 군 수뇌부가 등장했고, 발표는 하나의 결론을 향해 설계돼 있었다. 지금이야말로 이란을 무너뜨릴 기회라는 것이다.
네타냐후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단순하면서도 대담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능력은 몇 주 내 제거 가능하고, 정권은 급격히 약화될 것이며, 내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더 나아가 외부 세력의 지원까지 더해지면 정권 교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 미국 정보당국의 평가는 전혀 달랐다. CIA를 중심으로 한 분석은 네타냐후의 구상을 네 단계로 나눴고, 그중 두 단계—정권 내부 봉기와 정권 교체—는 현실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CIA 국장은 이를 “비현실적(farcical)”이라고 표현했고, 국무장관은 이를 더 직설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요약했다.
그럼에도 결정의 방향은 바뀌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권 교체의 실현 가능성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 그의 관심은 오히려 더 제한된 목표—이란 지도부 제거와 군사력 약화—에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전쟁의 정당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특징은 내부 견제의 부재였다. 부통령 JD 밴스는 이 전쟁이 막대한 비용과 지역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과 무기 고갈 문제를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군 수뇌부 역시 신중했다. 합참의장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군수 물자가 빠르게 소진될 수 있고, 해협 통제 역시 쉽지 않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그는 최종 판단을 대통령에게 맡겼고, 명확한 반대 의견을 끝까지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결국 상황은 단순해졌다. 강하게 반대한 인물은 한 명뿐이었고, 나머지는 우려를 공유하면서도 결정을 막지 않았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 회의에서 “해야 한다”고 말하며 작전을 승인했다. 이 전쟁은 그렇게 시작됐다.
전쟁의 종료 역시 시작만큼이나 설명되지 않는다. 그 전날 문명의 말살을 논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 직후 AFP 인터뷰에서 “100% 완전한 승리”를 주장했다. 동시에 이란 역시 자신들의 승리를 선언했다. 양측 모두 승리를 말하지만, 그 승리를 입증할 객관적 지표는 제시되지 않았다.
핵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무력화됐는지 확인된 바 없고,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역시 구조적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다. 현재 합의는 고작 2주간의 조건부 개방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문제는 그대로 둔 채 시간만 사는 휴전이다.
목표가 불명확했던 전쟁은, 성과 또한 측정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목표는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바뀌어왔다. 핵 저지, 군사력 약화, 지도부 제거, 나아가 정권 교체까지—그러나 어느 것도 일관된 전략으로 수렴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보도가 보여주듯, 애초부터 정권 교체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목표였고, 그마저도 정책 판단의 핵심 기준에서 배제됐다.
이 전쟁은 그래서 ‘무엇을 달성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주장하느냐’의 싸움이 됐다. 그래서 양측 모두 승리를 선언할 수 있다. 그리고 그래서 그 승리는 공허하다.
시장은 이 불완전한 현실을 잠시 잊었다. 주식은 반등했고 환율은 급락했다. 그러나 이는 폭격을 피해 숨죽이던 이란인들과 급락장에 떨던 투자자들에게 주어진, 잠시의 위안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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