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의 복원] 비아파트 10채 중 8채가 월세…청년 주거 사다리 무너진다

  • 전국 비아파트 월세 비중 3년 새 70.7%→76.3%→81.5%

  • 서울 빌라 월세가격지수 2023년 2월 이후 상승세 지속

  • 청년 주거 환경 악화..."월세화로 세입자 고비용 구조 고착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빌라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빌라 단지. [사진=연합뉴스]


전국 비아파트 거래 10건 중 8건이 월세 거래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아파트 대체재로 여겨졌던 비아파트마저 월세 쏠림이 가속화되고  전세 중심의 주거 구조가 흔들리면서 이는 서민·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81.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5년(2021~2025년) 평균치인 62.9%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최근 비아파트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월세 비중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4년 70.7%였던 비중은 2025년 76.3%로 뛰었고 올해 들어서는 80%를 넘어섰다. 서울 역시 같은 흐름이다. 2월 기준 월세 비중은 79.7%로 전국보다 소폭 낮지만 2024년 69.7%, 2025년 76.1%로 빠르게 상승하며 월세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전세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는 와중에 월셋값은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올해 1월 103.32(2025년 3월=100)를 기록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해당 지수는 2023년 2월 이후 단 한 차례도 하락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매달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청년층 주거 환경 악화로 직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4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가구의 최저주거기준 미달 비율은 8.2%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상승했다. 일반 가구(3.8%)보다 4.4%포인트 높았다. 열악한 주거 환경에 놓인 청년 가구 비율은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8.00%, 6.10%를 기록해 등락이 있었지만 일관되게 일반 가구(3.90%, 3.60%)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거 질 자체도 후퇴하는 모습이다. 2024년 기준 청년 가구 1인당 주거 면적은 31.1㎡로 일반 가구(36㎡)보다 좁았다. 직전 연도(32.7㎡) 대비 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반 가구 1인당 주거 면적이 그대로인 것과 비교됐다. 청년층 주거 여건이 상대적으로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용 부담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청년 가구 80% 이상이 전월세 형태로 거주하는 가운데 소득 2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다. 1인 가구 월세 거주 비율은 2018년 47.2%에서 2023년 49.6%로 증가했고, 청년층 주거비 지출 비중도 2000년 11.4%에서 2024년 17.8%까지 상승했다. 주거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며 소비 여력 전반을 압박하는 구조다.

전세 축소와 월세 확대 흐름이 맞물리면서 비아파트 시장의 ‘저렴한 대안’ 기능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초기 자산 축적이 어려운 청년일수록 월세 부담이 누적되며 주거를 통한 자산 형성 경로가 차단되는 악순환이 심화되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월세 중심 구조가 고착화되면 세입자 주거 고비용 구조가 고착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흐름은 저소득층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중산층 기반을 약화시키며 계층 간 격차 확대와 사회 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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