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대응이 군사와 외교 사이에서 갈림길에 서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중동 산유국 중심으로 해협 항행 재개를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포함한 결의안이 논의됐지만, 상임이사국 간 이견으로 채택이 불투명해졌다. 러시아·중국·프랑스가 무력 사용 문구에 반대하면서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결의안은 다국적 해군 협력 또는 개별 국가 대응을 통해 해협 통행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았으나, 군사 충돌 확대 우려 속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네 차례 수정에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비상임이사국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이는 호르무즈 문제를 군사력으로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외교적 해법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주요국의 대응도 외교로 무게가 이동하고 있다. 영국이 주도한 40개국 외교장관 회의는 해협 봉쇄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무력 개입이 아닌 ‘안전한 항행 확보를 위한 협력’에 초점을 맞췄다.
3일 한·프랑스 정상 공동 발표는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해상 수송로 확보와 중동 전쟁에 따른 경제·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정책 경험과 전략을 공유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완화에 함께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군사적 해법은 비용과 위험이 크고 실효성도 불확실하다. 프랑스가 군사적 개방을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은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 수입국이다. 호르무즈 봉쇄는 물가, 환율,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리스크다. 단순 참여에 머물기 어려운 이유다.
외교가 중심이 되는 국면에서는 해상 안전, 선박 보호, 보험 안정화, 물류 복원 등 구체적 의제를 연결하고 조정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산유국과 소비국, 서방과 비서방 사이에서 비교적 유연한 위치에 있다. 중동 산유국과 안정적 에너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소비국과 긴밀한 안보·경제 협력을 이어온 점은 강점이다.
이란과도 직접적 갈등이 없는 만큼 대화의 여지도 남아 있다. 이 자산을 바탕으로 한국은 다자 협의에서 해상 안전 확보, 선박 보호 기준, 전쟁위험 보험 정상화, 우회 항로 운용 등 구체적 의제를 제시하고, 이해당사국 간 접점을 넓히는 조정자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 이는 군사 개입이 아닌 외교적 해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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