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국립기관 유치를 통해 국가 문화정책의 중심축을 지방으로 이동시키는 전기를 마련했다. 단순한 문화시설 건립을 넘어, 수도권 중심의 문화행정 구조를 재편하는 ‘균형발전형 국가 프로젝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는 ‘국립역사문화권진흥원’이 부여군에 건립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기관은 역사문화권의 조사·연구·복원·활용을 총괄하는 국가 전문기관으로, 향후 대한민국 문화유산 정책의 핵심 실행기구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유치는 입지 경쟁을 넘어선 전략적 성과로 평가된다. 백제왕도라는 역사적 상징성과 함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원 등 기존 인프라가 집적된 부여의 특성이 국가 정책 거점으로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사업은 총 285억 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부여군 규암면 오수리 일원에 조성된다. 내년까지 타당성 조사와 설립 절차를 마친 뒤 2028년부터 본격 설계 및 건립에 들어간다.
특히 이번 사업은 1조 4028억 원 규모의 ‘백제왕도 핵심 유적 정비사업’과 맞물려 추진되면서 파급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유적 정비와 정책 연구, 산업화 기능이 하나의 축으로 결합되며 ‘보존 중심’에서 ‘활용 중심’으로 문화정책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으로도 의미가 작지 않다. 수도권에 집중된 국가기관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실질적 사례로, 향후 타 지역 문화권 정비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진흥원 설립은 역사문화권정비특별법 개정을 통해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 해당 법 개정안은 국회 논의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하며 제도적 기반을 완성했다.
충남도는 이를 계기로 역사문화권 간 연계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백제왕도를 중심으로 한 국가 대표 문화권 형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국립역사문화권진흥원은 단순한 기관 설립을 넘어 국가 문화정책의 방향을 바꾸는 상징적 사업”이라며 “백제역사유적지구를 중심으로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산업화를 동시에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유치는 충남이 산업·에너지 중심지에서 나아가 ‘역사문화 중심지’로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로, 지역 정체성과 국가 전략이 맞물린 대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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