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 예산안 지침] "성장동력 확충" 내년에도 '적극재정'…의무지출 10% 감축 추진

  • 경기 회복 흐름 속 대외 불확실성 증대…지출 효율화 통해 재정 부담↓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사진기획예산처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사진=기획예산처]

정부가 적극적 재정 기조를 유지하되, 10% 규모의 의무지출 삭감을 포함한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내년도 예산에 나섰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재정 역할은 지속하면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재원배분과 지출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획예산처는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과 '지출구조조정 기준 및 추진방안' 등을 국무회의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예산안 편성 지침은 이듬해 재정 운용 기조와 투자 중점 사안, 재정 혁신 방향 등을 각 부처에 제시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기획처는 이번 지침에서 내년 재정운용의 큰 틀로 적극재정 기조 유지를 제시했다. 경기 회복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지정학적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첨단산업 경쟁 심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저출생·고령화와 지역 격차 등 구조적 과제도 누적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세입 여건은 일부 개선이 예상되지만 중동 정세와 통상 환경 변화 등을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재정 확대 압력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정부는 ‘2025~2029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각 부처 요구를 반영한 내년도 예산 규모가 올해보다 105조1000억원 증가한 835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재정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출 효율화 없이는 재정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정부는 이번 지침에서 내년 예산을 성장동력 확충과 구조개혁 지원 등 4대 분야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AX 기반 확산, 데이터센터 구축, 반도체특별회계 신설, 국민성장펀드 확대 등을 추진한다. 에너지 전환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등 신산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주도 성장을 위해 권역별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지방 성장거점 구축에 나선다. 남부권 반도체 벨트와 AI 실증도시 등 지역 기반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면서 거점국립대 육성과 필수의료 확충, 농어촌 기본소득 등 정주 여건 개선을 추진한다. 

양극화 완화와 사회안전망 강화에 대한 내용도 지침에 포함됐다. 청년·소상공인 지원과 창업 생태계 활성화, 아동수당 확대, 돌봄 지원 강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한다. 중동 사태 이후 필요성이 높아진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대응, 자주국방 기반 강화 등 대외 리스크 대응 투자도 확대된다.

재정운용 혁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한다. 국민참여예산 확대와 사업자료 공개 강화, ‘모두의 재정’ 플랫폼 구축을 통해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지방우대 재정체계와 초광역계정 도입, 포괄보조 확대 등을 추진한다. 수익자 부담 원칙 강화와 예비타당성조사·민간투자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정부는 세입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출 소요가 지속 증가하는 점을 고려해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 방안을 이번 지침에 담았다.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저성과·유사중복 사업은 과감히 폐지하거나 통폐합하기로 했다. 한시·일몰 사업은 원칙적으로 종료하고, 계속사업도 필요성과 성과를 재점검해 유지 여부를 결정한다.

감축 목표도 제시했다. 재량지출 15% 수준을 감축하고, 의무지출도 10% 절감을 추진한다. 전체 사업 수의 10%를 폐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특히 의무지출 구조조정은 올해 권고 수준을 넘어 제도개선과 입법 조치를 통해 각 부처가 예산 요구 단계부터 반영하도록 했다. 성과평가 결과를 예산에 직접 연계해 감액 대상 사업은 10% 이상 줄이고, 폐지 대상은 예산에서 제외하는 원칙도 적용된다.

다만 정부는 복지 등 필수 지출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획처 관계자는 "의무 지출 전체를 대상으로 일괄 감축하는 것이 아닌, 조정 가능한 범위를 설정해 10%를 적용하는 것”이라며 "의무지출 전체를 모수로 보고 지출을 조정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각 부처는 이날 확정된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라 5월 31일까지 기획처에 예산안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재정당국은 각 부처와 협의·보완을 통해 정부안을 마련, 예산안을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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