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8주 룰'은 교통사고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가 사고 이후 8주를 넘겨 치료를 받으려면 진단서 등 의학적 소견을 제출해 별도 심사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일명 '나이롱' 환자에게 일정한 기준을 도입해 보험금 누수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금융당국은 8주 룰이 시행되면 경상환자 치료비 지출이 줄면서 자동차보험료가 약 3%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당초 해당 제도는 지난해 도입이 추진됐으나 재점검 과정에서 일정이 미뤄졌고 이후 올해 3월 시행이 예고됐다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4월로 다시 연기됐다. 그러나 현재 4월 시행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제도 도입이 지연되는 사이 오히려 법원은 개별 사건을 통해 경상환자 치료 기간에 대한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있다.
법원은 진단서에 기재된 치료 기간과 사고 충격 정도 등을 고려할 때 장기간 치료 전부를 사고로 인한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에게 사고 이전부터 목·허리 부위 치료 이력이 다수 존재했다는 점도 함께 반영됐다. 이에 따라 법원은 7주를 넘긴 치료비에 대해서는 보험사 측에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시했다.
하급심에서도 유사한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차선 변경 도중 발생한 경미한 접촉사고 사건에서 차량 속도 변화가 시속 1.2㎞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 결과를 근거로 신체 손상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고 보험사 측에 손해배상 책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 다른 사건에서는 사고 이전 동일 부위 치료 이력이 확인된 점 등을 들어 장기간 통원치료비 중 상당 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 판례들은 경미한 사고 이후 장기 치료에 대해 △사고 충격의 크기 △기존 질환 여부 △통상 치료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과관계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축적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제도 도입이 반복적으로 늦춰지는 사이 법원 판단이 사실상 기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책적 기준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개별 소송을 통해 치료 기간에 대한 적정성이 판단되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8주룰 도입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의사단체와 한의계는 치료 기간을 제한하는 방식에 대해 환자 치료권 침해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당국은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제도개선 시점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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