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금융] 불금방·생금방·부동산방…불나는 금융위 텔레그램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전경 [사진=연합뉴스]
 

'불금방, 생금방, 소금방….' 금융위원회 안에는 요즘 이런 이름으로 된 텔레그램 채팅방이 여럿 있다. 업무 이야기만 오가는 딱딱한 회의방이 아니라 장관부터 막내 실무자까지 한 방에 모여 정책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디지털 회의실’에 가깝다. 금융위가 메신저 기반 실시간 소통 체계를 구축하면서 정책 추진 속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주요 정책 현안별로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을 만들어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 일종의 ‘정책 상황실’이 메신저 안에 마련된 셈이다.

불금방(불법사금융방), 생금방(생산적금융방), 소금방(소상공인 금융 지원방)에 이어 최근에는 부동산방, 자본시장방 등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각 방에는 실무진 막내부터 국장, 처장, 장관 등이 포진돼 있다.

방 안에서는 직급을 크게 따지지 않는 분위기다. 실무자가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올리면 국장이나 처장이 곧바로 의견을 달고, 필요하면 장관까지 코멘트를 남긴다. 아이디어가 채팅창에서 바로 정책 검토로 이어지는 구조다. 다만 실무진으로서는 하루 종일 울리는 알림이 만만치 않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처장-국장-실무진 방에서 프로젝트가 통과되면 그다음으로 장관-처장-실무진 방이 만들어지며 검토를 받고 있다"며 "현안별로 방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하루에도 알람이 100개 이상 뜬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즉각적인 피드백 덕분에 정책 속도가 확연히 빨라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아이디어가 올라온 뒤 몇 시간 만에 방향이 정해지고 실무 검토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잦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 등 주요 정부부처는 정책을 만들려면 기획조정실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소요된다. 반면 금융위는 메신저를 통한 수평적 소통을 적극 활용하면서 기존 절차를 한층 압축하는 모습이다.

텔레그램은 대통령 메시지를 공유하는 창구로도 활용된다. 이재명 대통령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새 글이 올라오면 거의 동시에 금융위 내부 채팅방에도 공유된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관련 게시물을 올리자 금융위는 내용을 즉각 내부에 전파하고 당일 금융권 관계자들을 소집해 방안을 강구하는 등 실시간 대응에 나섰다. 과거라면 내부 회의를 거치며 며칠이 걸렸을 과정이 단 하루 만에 추진된 것이다.

또 다른 금융위 관계자는 "요즘은 법안 통과가 금융위 주요 실적으로 책정되고 있다"며 "부서별·책임자별 빠른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해져 이 같은 소통체계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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