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비트코인은 9900만원대에서 거래되며 다시 1억원 선이 무너졌다. 전날 9700만원대에서 오전 한때 1억원을 회복했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달러 기준 가격 역시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재 7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에서 거래되며 올해 기록했던 고점 대비 크게 조정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상승 랠리로 한때 강한 상승 흐름을 보였지만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가격이 다시 횡보 국면에 들어간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된 배경으로 글로벌 유동성 환경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동시에 꼽고 있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졌고, 이 과정에서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시장에서 자금이 일부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시장 심리 역시 크게 위축된 상태다. 가상자산 정보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는 19를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러 있다. 지수가 낮을수록 투자자들이 시장 하락을 우려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금 가격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것과 대비되는 움직임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금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으며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이른바 ‘디지털 금’이라는 별칭에도 불구하고 안전자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올해 목표가를 기존 1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30만달러에서 15만달러로 낮춘 이후 두 번째 조정이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은 안전자산 수요를 기반으로 연중 고점 경신을 시도하는 등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반등이 제한적이며 가격 저점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시장에서는 추가 조정 가능성과 함께 이른바 ‘크립토윈터’ 재개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급등 이후 장기 조정을 반복해왔다. 실제로 2018년과 2022년에도 고점 이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거래량 감소와 레버리지 축소, 투자 심리 위축이 동시에 나타난 바 있다.
심 연구원은 “유동성 유입이 둔화되는 가운데 기존 투자 자금 일부가 이탈할 경우 가격 하락 압력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재 가격 수준이 중장기 투자 관점에서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격이 고점 대비 크게 조정된 만큼 향후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경우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움직임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상장사 가운데 하나인 스트래티지는 지난 2월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약 2억410만달러를 투자해 3015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했다.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72만개 수준으로 늘어났다.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 역시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금 가격이 상승한 만큼 은과 비트코인도 결국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상승 사이클에 진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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