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동 체류 자국민에 사실상 전면 대피령…확전 우려 고조

  • 국무부, 15개 지역·국가에 즉시 출국 권고…대사관 폐쇄·축소도 확대

  • 이란 보복·미 추가 타격 전망 겹쳐…유가·해상 물류 불안도 커져

사진모라 람다르 미 국무부 차관보 엑스 캡처 연합뉴스
[사진=모라 람다르 미 국무부 차관보 엑스 캡처, 연합뉴스]
미국이 중동 체류 자국민에게 사실상 전면 대피 권고를 내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이란의 보복 공격이 이어지자, 개별 여행 자제 수준을 넘어 “상업 교통편이 있을 때 즉시 떠나라”는 단계로 수위를 높였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바레인, 이집트, 이란, 이라크, 이스라엘, 서안지구·가자지구, 요르단, 쿠웨이트, 레바논,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UAE), 예멘 등 15개 지역·국가에 적용되는 경보를 발령했다.
 
모라 남다르 미 국무부 영사 담당 차관보는 미국 시민들에게 가용한 상업 교통편을 이용해 즉시 출국하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지난 2월 28일에도 전 세계 미국인을 상대로 ‘각별한 주의’ 경보를 내고, 특히 중동 체류자에게는 인근 대사관과 영사관의 최신 보안 공지를 따르라고 안내했다. 지역 단위 경보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차원의 사전 경계까지 함께 가동한 셈이다.
 
현장 대응도 더 강해졌다. 요르단 주재 미국대사관은 2일 위협을 이유로 대사관 인력이 일시적으로 청사를 떠났다고 공지했다. 쿠웨이트에서는 미국대사관이 폐쇄됐고, 직원들에게 대피 상태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바레인에서는 미 정부 인력에 대해 하말라 일대를 피하라는 경보가 내려졌다. 사우디에서는 드론 공격 이후 화재가 발생하면서 미국 시민들에게 실내 대피 권고가 전달됐다.
 
일부 국가는 이미 외교 공관 인력 감축 단계에 들어갔다. 미 국무부는 3월 1일 카타르에서 비필수 정부 인력과 가족의 자발적 철수를 승인했다. 레바논에서는 지난 2월 23일 비필수 인력과 가족에 대한 철수 명령이 내려졌다. 카타르 공지에는 미국·이란 간 교전 이후 드론·미사일 공격 위협과 상업 항공편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고 적시됐다. 레바논 공지에는 베이루트 주재 미 정부 인력에 대한 위협이 심각해 엄격한 보안 제한 아래 근무하고 있다고 명시됐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해 부처 간 비상 전담 조직도 가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한 여행 경보를 넘어 교민 안전 공지와 이동 지원, 추가 충돌 대응까지 함께 준비하려는 조치다. 미국 대사관 폐쇄·운영 축소, 직원 철수, 자국민 대피 권고가 동시에 나온 것은 미국이 이란의 추가 타격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황도 확전 압력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충돌이 4~5주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 불안도 함께 커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와 에너지부가 유가 충격 완화 조치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조치는 통상적인 여행 경보를 넘어선 대응으로 읽힌다. 외교 공관 운영 축소와 자국민 대피 권고가 함께 나온 만큼, 미국이 이란의 추가 보복과 역내 확전 가능성을 이미 본격 변수로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란의 대응 수위와 미국의 후속 군사 조치에 따라 중동 전역의 긴장도는 더 빠르게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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