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간 코스닥은 ‘다산소사(多産小死)’ 구조였다. 들어오는 기업은 많았고, 나가는 기업은 적었다. 시가총액은 8배 넘게 불었지만 지수 상승은 1.6배에 그쳤다. 외형은 커졌지만 내실은 따라오지 못했다는 뜻이다. 2024년 수익률은 -21%로 주요국 증시 가운데 최하위였다. 시장의 평가가 냉정해진 이유다.
문제는 구조적이다. 동전주가 200개를 넘는다. 시가총액 100억원 미만 기업도 적지 않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이 40%를 넘는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도 상당수다.
자본시장의 기본은 신뢰다. 상장은 특권이 아니라 자격이다. 체력이 떨어진 기업이 시장에 남아 있으면 자금은 생산적 기업으로 흐르지 못한다. 투자자는 ‘코스피 2중대’라는 낙인을 찍고 등을 돌린다. 부실을 정리하지 못한 채 지수만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은 공허하다.
중요한 것은 속도와 공정성이다. 기준은 명확해야 하고, 적용은 일관돼야 한다. 정치적 고려나 이해관계에 흔들려선 안 된다. 동시에 재도전의 사다리도 필요하다. 일시적 위기 기업과 구조적 한계기업은 구분해야 한다. 상장폐지 이후 일정 기간 거래 지원과 재상장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보완책은 그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삼천스닥’은 목표가 아니라 결과여야 한다. 지수는 체질이 바뀌면 따라온다. 부실을 덮은 채 숫자만 외치는 시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부양책이 아니라 원칙이다. 빠르고 엄정한 퇴출, 공정한 심사, 그리고 성장기업 중심의 재편. 그것이 코스닥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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