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주주계약 해지 못 한다"…하이브, 민희진에 255억 풋옵션 지급

  • 계약 해지 시점·중대 위반 여부 등 쟁점

  • "중대한 계약 위반 아냐" 판단…하이브 "검토 후 항소"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작년 9월 1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하이브와의 주식 매매대금 청구 및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작년 9월 1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하이브와의 주식 매매대금 청구 및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오케이 레코즈 대표)에게 255억원 상당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하이브가 주장한 주주 간 계약 해지 사유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민 전 대표 측의 풋옵션 행사가 유효하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부장판사 남인수)는 12일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주식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은 기각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255억원을 지급하고, 민 전 대표 측근으로 함께 소송에 참여한 신모 전 부대표와 김모 전 이사에게도 각각 17억원, 14억원을 지급하라고 명했다.

두 소송은 별도로 제기됐지만, 재판부는 주주 간 계약 해지 여부가 풋옵션 청구권의 전제가 된다고 보고 병행 심리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뉴진스 빼내기'와 어도어 독립 추진 등을 시도해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지가 유효하다고 다퉜다. 계약이 해지됐다면 풋옵션 지급 의무도 없다는 논리였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킬 방안을 모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그 사정만으로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민 전 대표 측이 외부 투자자를 접촉한 정황도 하이브의 동의를 전제로 한 방안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봤다.

'뉴진스 빼내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이브가 카카오톡 대화에서 '빈껍데기' 표현 등을 근거로 들었지만, 재판부는 이를 '뉴진스 없는 어도어'가 아니라 '민 전 대표가 이탈한 뒤의 어도어'를 뜻하는 취지로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민 전 대표가 제기한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문제 제기와 '음반 밀어내기' 의혹 제기 역시 중대한 계약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카피 논란 제기는 단순 의견이나 가치판단 성격이 강해 사실 적시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음반 밀어내기 의혹과 관련해서도 하이브의 관리 책임과 재발 방지 조치 등을 언급하며, 민 전 대표 측 주장에 일정 부분 이유가 있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계약 해지의 효과가 큰 점도 강조했다. 계약 해지로 민 전 대표가 잃게 되는 손해는 비교적 분명하고 중대하므로, 이를 정당화할 정도의 중대한 위반이 인정돼야 한다는 취지다. 또 콜옵션 행사는 주주 간 계약을 해지하는 효과가 있어, 중대한 계약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행사할 수 있다며 하이브의 주식매도 청구권 관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 직후 양측 반응은 엇갈렸다. 민 전 대표 측은 판결을 존중하고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하이브는 "당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안타깝다"며 "판결문 검토 후 항소 등 향후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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