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의 C] 미술시장 보릿고개, '미술품 담보대출'로 버티기

  • 컬렉터, 긴급 유동성 확보… 경매사는 신규 수익원 창출 전략

  • 관련시장 성장세 이어갈 듯… 금리 연 15%로 운송비 등 반영

 
5일 강원 철원군 강포저수지에서 열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파빙 도하 훈련에서 교랑가설단정이 수면의 유빙을 헤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5일 강원 철원군 강포저수지에서 열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파빙 도하 훈련에서 교랑가설단정이 수면에 떠다니는 유빙을 헤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요가 꽁꽁 얼어붙은 미술시장 혹한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술품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미술품 담보대출'이 보릿고개 버티기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컬렉터는 긴급 유동성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미술품 경매사는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는 사업 다변화 전략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저점 매수를 노리고 미술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아트 레버리지' 수요도 더해지며 최근 몇 년 사이 관련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18일 ‘2025 딜로이트 프라이빗·아트택틱 아트 & 파이낸스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미술품 담보대출 규모는 2025년 기준으로 약 287억~333억 달러(약 42조~4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시장에 뛰어든 기관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수익은 약 23억 달러(약 3조3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미술품 담보대출 시장이 2027년에는 최대 501억 달러(약 74조원)에 달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서울옥션 강남센터 전경사진서울옥션
서울옥션 강남센터 [사진=서울옥션]

국내에서 이 분야를 선도하는 곳은 국내 주요 경매사인 서울옥션이다. 서울옥션의 미술품 담보 대출 매출, 즉 이자 수익은 2021년 2억300만원으로 전체 매출 비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대출 판매에 탄력이 붙으며 미술 시장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은 경매 부문 변동성을 보완하는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2년 15억5800만원(2.9%)으로 이자수익이 껑충 뛴 뒤 2023년 23억4500만원(5.2%), 2024년 25억6300만원(12.4%)으로 급성장했다. 2025년 3분기(누적) 기준으로는 14억5700만원(9.3%)을 기록했다. 

지난해 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줄어든 것은 심사 기준을 강화해 블루칩 작가의 작품 등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영향이다. 

주목할 점은 연 이자율이 15%로 고정돼 있는 점이다. 대출 기간은 통상 3~6개월로 짧으며 이름이 알려진 작가의 작품일수록 대출액이 커진다. 대출한도는 감정가 대비 최대 50%로 제한해 리스크를 관리하며 만기 시 작품 시세를 재평가해 가치 변동이 발생하면 즉시 상환을 요청하거나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해 현금화한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구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 누구나 알 법한 작가들 작품을 주로 취급한다”고 말했다. 
 
서울옥션 수장고 사진서울옥션
서울옥션 수장고 [사진=서울옥션]

금융권 관계자들은 담보대출 금리가 연 15%에 달하는 것은 수장고 보관료, 보험료, 운송비, 전문 심사역 관리비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품의 진위 확인과 보존을 위한 관리 비용이 이자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용대출 여력이 부족한 차주 또는 자산은 있지만 고용형태상 신용점수가 높지 않은 이들이 미술품 담보대출을 주로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접근하지 못한 틈새시장을 잘 파고들었다"며 "수장고와 감정 노하우, 경매 플랫폼을 동시에 갖췄기에 가능한 구조"라고 평가했다. 이어 "대출금 용도를 따로 파악하지 않는 점도 차주가 단기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이유"라며 "작품 급매보다 대출을 통해 시간을 확보한 후 믿을 만한 경매사를 통해 작품을 파는 것이 가격 방어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로비 금융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로비 금융전광판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 5000 기대감에 힘입어 증권계좌담보대출(스톡론)이 최근 불티나게 팔렸듯이 미술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 기존 컬렉터들을 중심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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