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혜의 C] 스타 작가들 전면 포진… 올해 'K-현대미술' 전성시대 꿈꾼다

  • 국립현대, 8월 설치미술가 서도호 개인전… "관객 50만명 자신"

  • 서울시립, 5월 추상미술 거장 유영국 회고전… 미공개작도 공개

  • 호암, 3월 한국 대표 여성 조각 1세대 김윤신 첫 회고전 등 다양

  • 미술계 별들 작품 어떻게 풀어낼지 큐레이터 역량 가늠 시험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론 뮤익 50만 돌파 전시장내 관람 모습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론 뮤익 50만 돌파 전시장내 관람 모습 [사진=국립현대미술관]

K-컬처가 날아오른 지난해, K-현대미술은 비교적 조용한 한 해를 보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과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개최 등에 힘입어 호작도, 신라금관 등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크게 늘었지만, 현대미술은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실제로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가장 많은 관람객을 모은 전시는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론 뮤익의 대규모 개인전이었고, 국내 미술시장에서 최고가에 거래된 작품은 마르크 샤갈의 '꽃다발(Bouquet de Fleurs)’이었다. 해외 거장들의 존재감이 유독 돋보였다. 

K-현대미술은 올해 이러한 흐름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우선 주요 미술관들은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들을 전면에 내세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제 무대에서 확고한 위상을 구축한 서도호의 사상 최대 규모 개인전을, 서울시립미술관은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유영국의 역대 최대 규모 회고전을 연다. 호암미술관은 한국 여성 조각 1세대를 대표하는 김윤신의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첫 대규모 회고전을 선보인다. 
별들이 우르르…큐레이터 역량 시험대?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 서도호(1962~)의 예술 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하는 회고전 성격의 대규모 개인전 <서도호>를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초기작부터 주요 작품,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서도호의 예술 세계 전반을 아우른다. 특히 다량의 드로잉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등 그간 국내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서도호 Nest_s 2024 4101x3754x21487cm courtesy by dohosuh studio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 Nest_s, 2024, 410.1x375.4x2148.7cm, courtesy by dohosuh studio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은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도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관장은 '2026년의 <론 뮤익>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50만명을 넘길 수 있는 전시라고 이해해도 되냐”고 되물으면서, “국내 작가인 서도호 선생님은 이를 능가할 것으로 생각한다. 8월 말에 전시가 열린다. 9월에 엄청난 미술 인구들이 움직이기에 (관객 50만명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영국 〈작품〉 1967 캔버스에 유채 130x130cm  사진유영국미술문화재단
유영국, 〈작품〉, 1967, 캔버스에 유채, 130x130cm [사진=유영국미술문화재단]

서울시립미술관은 한국 근대 거장전 <유영국: 산은 내 안에 있다>를 오는 5월부터 10월까지 선보인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회고전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새롭게 선보이는 한국 근대 거장전의 첫 프로젝트다. 작가의 미공개작도 공개된다. 또한 서울시립미술관은 1980년대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오윤(1946~1986)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오윤 컬렉션>을 8월에서 2027년 2월까지 개최한다. 민중의 삶을 보듬고 위로하며 미술의 역할을 고민한 오윤의 예술관을 살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윤신 2024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전경 사진호암미술관
김윤신, 2024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전경 [사진=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은 한국 여성 조각 1세대를 대표하는 김윤신의 70여 년에 걸친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첫 대규모 회고전 <김윤신 회고전>을 3월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호암미술관의 첫 한국 여성작가 개인전이다. 전후의 척박한 미술 환경을 극복하고 삶과 자연과 예술이 합일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한 김윤신의 예술 전모를 조명한다. 
 
서세옥 〈군무群舞〉 1978 종이에 먹 1407x1421cm사진성북구립미술관
서세옥, 〈군무(群舞)〉, 1978, 종이에 먹, 140.7x142.1cm.[사진=성북구립미술관]

아울러 성북구립미술관 본관에서 오는 8~10월 열리는 <서세옥, 서도호>는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서세옥과 그의 아들 서도호가 ‘집’이라는 공통의 공간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예술적 행보를 걸어온 과정을 조망하며 한국미술의 세대 간 연속성과 확장을 살펴본다. 

미술계에서는 익히 알려진 거장들의 작품 세계를 얼마나 참신하게 풀어낼 것인가가 전시의 성과를 가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번 전시들이 국내 큐레이터들의 역량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시각이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유영국 등의 전시는 그간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이들 작가를 어떻게 읽고, 어떻게 보여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별다른 관점 없이 기존 시각을 반복한다면 큰 의미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 미술이 K-엔터테인먼트의 바람을 타고 K-컬처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미학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외 거장전에서도 큐레이터의 기획 역량을 둘러싸고 여러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준비 중인 데미안 허스트의 개인전과 관련해 '한물 간 작가 아니냐'는 비판과 관련해 김성희 관장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들의 시선으로 새롭게 기획된 전시"라며 독보적인 기획력으로 일각의 우려를 잠재우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에서 대규모 퀴어 미술전이? …담론 형성할까 
오인환 〈남자가 남자를 만나는 곳 서울〉 2020 향가루 436×618 cm《ㄱ의 순간》 설치 전경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서울 2019–2020 사진 제공 작가
오인환, 〈남자가 남자를 만나는 곳, 서울〉, 2020, 향가루, 436×618 cm.《ㄱ의 순간》 설치 전경, 예술의 전당, 서울서예박물관, 서울, 2019–2020. [사진=오인환] 

그간 국내 미술관에서는 쉽게 접해볼 수 없었던 전시들도 예정돼 있다.

아트선재센터는 7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퀴어 미술전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Spectrosynthesis Seoul)>을 3월부터 6월까지 개최한다. 시간, 공간, 제도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위적 실천을 이어온 국내외 여러 세대의 퀴어 작가 70여 명의 작업을 서울을 중심으로 조망한다. 김아영, 마리아 타니구치, 마크 브래드포드, 박그림 등의 작업이 소개된다. 또한 20명의 한국 작가들은 익선동, 낙원동, 이태원 등 서울의 퀴어 시공간성을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며 글로벌 퀴어 담론과의 접점을 모색한다. 
 
최하늘 작가 사진조성현
최하늘 작가. [사진=조성현]

조각과 퀴어의 두 축을 혼합해온 최하늘의 개인전도 10월 예정돼 있다. 그는 잠들기 전의 발작이나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몸, 몽유병처럼 의식과 신체가 어긋나는 순간들에서 일상의 균열을 포착하며, ‘내 것 같지만 내 통제를 벗어나는 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어온 '정상적인 몸'의 개념을 다시 묻는다. 

국립현대미술관이 12월부터 2027년 5월까지 선보이는 <파리의 이방인>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 전시는 권옥연, 남관, 이성자, 이응노 등 한국전쟁 이후 프랑스로 건너간 한국 미술가들을 조명한다. 이와 관련해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한국 미술을 발전시킨 작가들에 대한 전시도 함께 이어지면 좋을 것"이라며 "유학을 가지 않고 국내에서 작업하며 자생적 근대화를 구축했던 화가들을 중심으로 한 기획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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