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23년' 팬코비나, 경영난 속 미푹 공장 가동 중단

  • 2026년 2월부터 영업 종료... 신규 수주 실패 및 경영 악화가 원인

  • 근로자 2600여 명 실직 위기 속 퇴직금·특별지원금 지급 등 보상책 마련

팬코비나 공장 모습과 근무하는 노동자의 모습 사진팬코비나 홈페이지 갈무리
팬코비나 공장 모습과 근무하는 노동자의 모습 [사진=팬코비나 홈페이지 갈무리]

베트남 미푹 산업단지에 위치한 한국계 외국인투자기업 팬코비나 유한책임회사가 2026년 2월 1일부터 생산과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장기화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경영난과 신규 수주 실패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제시됐다. 이로 인해 2600명 이상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호찌민시 수출가공구 및 산업단지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미푹 산업단지 벤껏 지역에 위치한 팬코비나가 관계 당국에 공장 운영 중단 계획을 공식 통보했다. 해당 기업은 섬유, 염색, 의류 가공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 팬코섬유그룹의 계열사다.

팬코비나는 모든 근로자에게 발송한 공지에서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경영 악화로 신규 주문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현재 꽝남 지역에 운영 중인 별도의 공장으로 생산 기능을 집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미푹 공장은 단계적으로 가동을 종료하게 된다.

근로 일정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2026년 1월 15일까지 정상 근무를 이어간다. 아울러 미처리 주문 마무리를 위해 1월 31일까지 일부 생산 라인이 유지된다. 2월 1일부터는 공장 운영이 전면 중단된다.

근로자 처우와 관련해 회사 측은 1월 말까지의 급여 전액 지급과 법령에 따른 퇴직금 지급을 약속했다. 또한 근로자 1인당 200만 동(약 11만 원)의 특별 지원금을 추가 제공하고 사용하지 않은 연차 휴가는 현금으로 정산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현재까지 임금이나 사회보험료 체불 사례는 없다고 설명했다.

호찌민시 수출가공구 및 산업단지 관리위원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쯔엉 반 퐁 관리위원회 부국장은 "일부 투자자들이 해당 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근로자들이 동일한 장소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는 방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의 채용 의사도 확인 중이다.

앞서 팬코비나는 2003년 베트남 운영을 시작해 약 23년간 미푹 지역에서 공장을 가동해왔다. 업황이 호조를 보일 때는 3개 공장에 8000명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기도 했다.

이번 결정은 설 명절을 앞둔 시점에 이뤄져 지역 사회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계 당국은 기업 인수 가능성과 근로자 재고용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며 생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절차적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팬코비나의 영업 중단 소식에 베트남 누리꾼들은 "요즘 경기가 좋지 않음을 실감한다" "2600명의 사람이 뗏(베트남 최대 명절) 전에 일자리를 잃는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얼른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줬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팬코비나 측은 운영 중단 이후에도 법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코로나19 이후 장기화된 섬유 의류 산업 전반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되며 당국은 유사 사례 발생 여부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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