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위에 '이권 전쟁'...가자 재건에 몰려든 친트럼프 기업

  • 700억달러 규모 재건 앞두고 美 정치권 기업 이권다툼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사진AFP·연합뉴스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 [사진=AFP·연합뉴스]


2년 넘는 전쟁으로 초토화된 가자지구 재건을 둘러싸고 친트럼프 성향 기업들이 대규모 이권을 노리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건 비용만 700억달러(약 103조원) 이상이 거론되는 가운데 백악관 주도의 비공식 태스크포스(TF)와 정치권 인맥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등을 중심으로 가자지구 재건을 논의하는 TF를 자체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던 정부효율부(DOGE) 출신 인사 2명도 이 TF에 참여해 재건 사업 관련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이 TF는 가자지구 내 물류 체계와 관련한 내부 자료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자료에는 가격 구조와 재정 전망, 잠재적 창고 위치 등 세부 정보가 포함돼 있으며, 재건 사업의 주계약업체가 인도적 지원 트럭에는 2000달러, 상업용 트럭에는 1만2000달러의 운송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주계약업체가 물류를 장악할 경우 운송 수수료만으로도 연간 17억달러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구조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 또는 공화당 인사들과 연줄이 있는 기업들이 앞다퉈 재건 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담스 LLC(Gothams LLC)라는 업체가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의 설립자인 맷 미켈슨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에게 상당한 정치자금을 기부해 온 공화당원으로 정치적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담스 LLC는 최근 몇 년간 정부 계약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급속히 성장했고, 플로리다 남부에 이민자 구금시설 '악어 앨커트래즈'를 조성하는 계약도 따냈다. 다만 가디언에 따르면 고담스 LLC는 가자 재건 계획 참여에 관한 취재가 시작되자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업체들이 가자 재건 계약을 노리고 물밑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계약업자들이 연휴를 앞두고 영향력 있는 미국 관리와 잠재적 사업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현지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가디언에 “모두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처럼 이 일로 한몫을 챙기려 안달 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가자 TF의 에디 바스케스 대변인은 "계획이 초기 단계에 있으며 다양한 아이디어와 제안을 논의 중이기는 하지만 최종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유엔무역개발기구(UNCTAD)는 지난달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구'(OPT)의 경제 상황 보고서에서 전쟁으로 가자지구의 기반 시설이 광범위하게 파괴됐다며 재건에 700억달러 이상이 필요하고 복구에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쿠슈너가 부유층 전용 리조트 건설 구상을 내놓은 것과 달리, 국제사회는 가자지구가 210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삶의 터전으로 재건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절반을 통제한 채 하마스가 무장 해제할 때까지 나머지 지역의 재건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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