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시장 '과열 경보'…준척급도 '금값'?

  • 두산·KT 등 471억 쏟아부은 이번 스토브리그

  • 2년 연속 1000만 관중에 규모 커져…샐러리캡 실효성 논란도

유격수 박찬호 사진두산베어스
유격수 박찬호. [사진=두산베어스]

프로야구 FA 시장이 올겨울 유례없는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시된 21명의 FA 자격 선수 가운데 '준척급' 자원은 사실상 '부르는 게 값'에 가까운 수준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전력 보강을 서두르는 구단들이 일제히 영입전에 뛰어들면서 계약 규모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주 두산 투수 최원준이 총액 38억원에 잔류하며 FA 10호 계약자가 됐고, 미계약자는 11명만 남았다.

올해 특징은 롯데·NC·키움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단이 공격적으로 FA 시장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두산은 불과 열흘 사이 박찬호·조수행·이영하·최원준 등 4명에게 총 186억원을 투자하며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재까지 성사된 10건의 계약 규모는 471억원이며, 이 중 순수 보장 금액만 421억원에 달한다.

당초 'S급' 대형 FA가 많지 않다는 평가에도 시장의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지난해 FA 총액 599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으며 FA 시장 규모가 다시 600억원대로 회복될 전망이다.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맺은 강백호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맺은 강백호. [사진=한화 이글스]

초기에는 박찬호의 4년 80억원 계약이 '고평가'라는 반응을 낳았지만, 이후 강백호의 4년 100억원(한화), 박해민의 4년 65억원(LG 잔류) 등 시장 평가보다 더 높은 금액이 잇따르면서 오히려 '합리적인 계약'이라는 평가로 뒤바뀌었다. 여기에 내년이면 만 38세가 되는 김현수가 3년 50억원에 옵션 없이 KT와 계약했고, KT는 최원준까지 4년 48억원에 영입하며 시장 가격을 더 끌어올렸다.

예상보다 높은 금액이 형성되는 원인은 명확하다. 공급 대비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선수 부족이 곧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프로야구가 2년 연속 10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시장 규모가 커졌고, 모기업이 공격적인 투자 명분을 확보한 점도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과열 경쟁이 전력 평준화와 전력 보강이라는 명분 뒤에 가려져 있을 뿐, 실제로는 샐러리캡의 실효성을 약화시키고 구단 간 투자 격차만 확대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단기 성적에 쫓겨 거액을 투입하는 시장 구조가 반복될 경우, 제도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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