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주범으로 몰린 서학개미…올해 미국주식 순매수 300억달러 넘었다

  • 전년대비 3배 급증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린 핵심 요인으로 꼽히는 '서학개미'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이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작년보다 3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직구'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미국 주식투자에 대한 세제 강화 등 방안을 향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 쉽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25일까지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수액은 301억6798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 1470원을 기준으로 약 44조원이다. 지난해 순매수액 105억4500만 달러와 비교하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서학개미의 해외 직구 열풍은 시간이 지날수록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10월 한 달간 서학개미들의 순매수는 68억 달러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11월(1~25일)에도 55억 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미국 외화증권 보관 잔액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1121억 달러였던 개인 보관금액은 올해 들어 39.3%(441억 달러) 증가해 156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최근 주요 증권사 외환담당자들을 불러 해외주식 결제 달러 수요와 환율 변동 상황을 점검하면서 서학개미 매수세가 고환율을 유발한 요인 중 하나라는 점을 은연중에 시사했다. 정부는 아직 개인의 해외주식투자에 대한 세제 강화를 실행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현재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등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여건이 된다면 검토할 수 있고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현재 해외주식 투자로 연간 25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면 양도세 22%(지방소득세 포함)가 부과된다. 전문가들은 양도세를 추가 인상하는 방안은 서학개미의 반발이 크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양도세 강화는 실제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필요시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수단을 통해 시장을 관리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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