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홀로서기 2년만에 하나자산운용 변화 이끌어낸 김태우 대표…"퇴직연금 명가로 도약"

  • 2년 만에 ETF 6배 성장·TDF 수익 1위

 
사진신동근 기자
[사진=신동근 기자]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지난 2년간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룬 곳을 꼽자면 하나자산운용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사는 주력 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을 2년 만에 무려 6배로 불렸다.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가장 앞서나간다. 특히 이 같은 성과를 17년에 걸친 스위스금융그룹 UBS와 합작을 끝낸 이후 2년 만에 일궈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한다.

하나자산운용의 변신을 이끌어낸 김태우 대표를 지난 19일 만났다. 김 대표는 2023년 10월 하나UBS자산운용에서 하나자산운용으로 홀로서기에 나선 직후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다. 최근 연임에도 성공했다. 하나자산운용은 김 대표 체제에서 ‘근본부터 다시 세우는’ 변화를 경험했다. 시장 내 존재감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김 대표는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2023년은 하나금융그룹이 ‘운용 핵심 기능’ 100%를 품은 첫해였다"며 "잃어버린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찾았다는 표현이 그룹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하나자산운용을 홀로서기 2년 만에 성장 궤도에 올려놨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다음은 김 대표와 일문일답한 내용.
 
취임 2년이 지났다. 가장 자랑할 만한 성과는.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ETF다. 취임 당시 3500억원에 불과했던 ETF 순자산은 11월 기준 2조5000억원으로 6배 넘게 성장했다. 시장점유율도 1%에 육박하며 후발 주자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단순한 외형 성장만이 아니라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 ETF 시장은 이미 상위 4개 운용사가 94%를 점유한 과포화 상태지만 혁신 상품과 전략적 라인업으로 후발 주자가 빠르게 자리 잡은 사례는 드물다."
 
ETF 성장 비결은 무엇인가.
"초대형 ETF가 없는 운용사는 투자자에게 선택을 받기 어렵다. 그래서 1조원 메가 ETF를 목표로 했다. 초기 목표였던 5000억원을 상징적 의미인 1조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조직 전체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중했다. 대표 상품인 ‘1Q머니마켓액티브ETF’는 상장 13개월 만에 1조원을 달성했다. ‘1Q미국S&P500ETF’는 업계 최저 수준인 연 0.0055% 보수로 출시 후 3개월 만에 순자산 500억원을 달성했다."
 
하나자산운용만의 혁신 상품 전략은.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고객군인 퇴직연금 이용자를 분석해 수요가 높은 상품만 순차적으로 상장했다. S&P500·나스닥100 ETF는 퇴직연금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초저보수 구조로 가장 먼저 출시했고 이후 2세대 채권혼합형 ETF를 상장했다. S&P500 혼합형은 1200억원, 나스닥100 혼합형은 출시 직후 개인 순매수 55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내 최단기간 수탁액 확대 성과를 달성했다. ETF 시장이 1000개 이상으로 이미 과포화 상황이다. 단순한 신규 아이디어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초기 성과, 마케팅, 투자자 신뢰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한다."
 
경쟁사 대비 상품 숫자가 적은데.
"절대적인 상품 수는 경쟁사 대비 적지만 전략적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투자자에게 검증된 상품만 제공하는 게 우리 방식이다. 올해 상장한 대부분 ETF가 상장 첫날 10억원 이상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고, 나스닥100 채권혼합형 ETF는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 55억원으로 ETF 역사상 ‘첫날 순매수 1위’를 기록했다. 숫자는 작아도 각 종목의 경쟁력과 투자자 수요 반영 능력이 핵심이었다. 앞으로도 새로운 테마·퇴직연금 전용 라인업을 검토하며 확실한 수요 분석과 경쟁력 검증을 전제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ETF 외 다른 사업부문 성과는. 
"퇴직연금 부문에서는 ‘하나더넥스트 TDF(Target Date Fund)’를 출시했다. 출시 6개월·1년 수익률에서 전 빈티지 1위를 기록했고, 최근 ‘베스트 TDF’ 상을 수상했다. 글로벌 EMP(글로벌주식·채권 자산배분 전략) 기반 자산배분과 환 관리 전략을 강화했고, IRP·DC 계좌에서 선택 가능한 상품군을 확대했다.  

채권형 펀드 역시 UBS 시절 강점을 이어가며 머니마켓·ETF와 결합해 수탁액을 70% 이상 늘렸다. 초단기·중장기 라인업 고도화와 크레디트 펀드 확대 등도 지속하고 있다. 주식형 조직 체계는 구조개편을 통해 운용 역량을 강화했고, 2023년 말 37위였던 성과 순위는 2025년 10월 기준 15위로 상승했다." 
 
향후 하나자산운용의 목표는.
"하나자산운용은 ‘퇴직연금 명가’를 비전으로 2030년까지 ETF·TDF 분야 국내 '상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히 운용규모를 늘리는 게 아니라 퇴직연금·자산관리 분야에서 최고 역량을 갖춘 운용사로 자리 잡겠다는 전략이다. ETF는 범위·규모·혁신 등 3대 전략을 기반으로 그룹 연금상품에 핵심 ETF를 공급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TDF는 ‘하나더넥스트TDF’의 성과와 운용 철학을 적극 알려 자산운용사 명가로 도약을 목표로 한다."
 
금융지주와 협업할 계획은 있나.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상품 공급사로서 급성장 중인 퇴직연금 시장에서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퇴직연금은 2024년 말 427조원에서 향후 10년 내에 100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하나자산운용은 TDF가 향후 핵심 상품이 될 것으로 보고 ‘하나더넥스트TDF’와 6개월·1년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안정적 운용과 혁신을 통해 그룹의 퇴직연금 경쟁력 제고에 중추 역할을 하겠다는 목표다."
 
어떤 운용사를 만들고 싶나.
"장기적인 투자 철학과 원칙,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장은 예측 불가능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운용과 철저한 위험 관리가 고객 신뢰를 쌓는 길이다. 또한 혁신과 학습의 자세, 사람에 대한 신뢰와 소통을 바탕으로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가 성과를 만들어낸다. 앞으로도 하나자산운용은 이러한 철학을 기반으로 고객과 시장 모두에게 신뢰받는 성과를 만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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