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지스타] 게임이 '이야기'로 말한다…산업이 문화로 확장되는 순간

  • 이야기 중심 '지콘 2025', 기술 넘어 감정 예술로 진화

  • 블리자드 12년 만 복귀…지스타, 글로벌 무대 복귀 신호

  • 인디·창작 전시, 창작자‧관람객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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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게임 축제인 ‘지스타 2025’가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올해 지스타는 단순히 신작을 전시하는 자리를 넘어, 게임 산업이 하나의 문화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무대로 주목 받고 있다.
 
지스타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총 3010개 부스 규모로 열린다. 이 중 일반 전시(BTC)가 2106부스, 사업 전시(BTB)가 904부스다.
 
BTB는 13일부터 15일까지, BTC는 13일부터 16일까지 운영된다. 현장과 온라인을 잇는 공식 채널 ‘지스타 TV’를 통해 주요 행사와 인터뷰가 생중계된다.
 
스토리로 연결되는 게임, ‘G-CON 2025’

올해 지스타의 핵심 주제는 ‘이야기(Narrative)’다. 대표 콘퍼런스인 ‘지콘(G-CON) 2025’는 게임 스토리와 연출 중심으로 꾸려졌다. 지콘은 13~14일 양일간 열리며, 지콘 패스를 가진 관람객은 낮 12시 이후 일반 BTC에 입장할 수 있다.
 
‘니어: 오토마타’의 요코 타로, ‘베요네타’의 카미야 히데키, ‘드래곤 퀘스트’의 호리이 유지, ‘파이널 판타지 14’의 요시다 나오키 등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이 강연자로 나선다.
 
이들은 캐릭터와 세계관을 어떻게 설계하고, 음악과 영상 연출이 스토리를 어떻게 완성시키는 지를 들려줄 예정이다.
 
국내 창작자들도 합류한다. 영화 불한당, 지옥 만찬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은 ‘블랙코미디로 시대를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영화의 서사 구조를 게임 제작에 응용하는 방법을 공유한다.
 
게입업계 관계자는 “올해 지콘은 기술 중심에서 벗어나 ‘게임이 감정을 전달하는 이야기 예술’로 나아가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조직위는 “지스타를 단순한 결과물 전시가 아닌, 창작 과정이 공유되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리자드, 12년 만의 귀환… 지스타의 ‘글로벌 무대화’
 
블리자드는 2013년 이후 12년 만에 지스타에 복귀한다. 제2전시장에 대형 체험형 부스를 설치해 ‘디아블로’, ‘오버워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자사 대표 게임을 현장에서 직접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e스포츠 대회 ‘지스타 컵’과 연계한 팬 이벤트도 진행한다.
 
업계는 이를 ‘지스타의 국제적 위상을 상징하는 방증’으로 본다. 그동안 국내 중심으로 운영되던 지스타에 세계적 퍼블리셔(유통·운영업체)가 돌아오면서 올해 행사의 관심도는 한층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스타가 한국 행사를 넘어 글로벌 쇼케이스로 완전히 전환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올해 지스타의 또 다른 변화는 인디 게임 전시관의 확장이다.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꾸며진 이 공간은 단순히 구경하는 전시를 넘어, 관람객이 직접 게임을 체험하고 창작자와 대화할 수 있는 참여형 공간으로 운영된다.
 
관람객은 현장에서 게임을 진행하고 의견을 남기며, 개발자는 그 피드백을 바로 들을 수 있다. 조직위는 “산업·창작·관람이 연결되는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인디 개발팀 비중도 절반에 가까운 수준까지 늘었다. 게임 개발 엔진 ‘유니티’와 휴대용 기기 ‘스팀덱’ 같은 글로벌 파트너사도 참여한다.
 
사업 전시 904부스… 산업의 허브로
 
BTB는 904부스 규모로 국제관과 네트워킹 라운지, 온라인·오프라인 비즈매칭(사업자 연계) 시스템이 운영된다. 운영 기간은 13~1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참가 기업은 사전 등록을 통해 해외 구매자·투자사와 미팅 일정을 예약할 수 있다.
 
올해는 동남아·중동 퍼블리셔의 참가가 늘어나며, 한국 게임의 새로운 해외 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이 기대된다. 중소 게임사 사이에선 ‘1년치 해외 미팅을 사흘에 압축한 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부터는 모든 입장권이 온라인 사전예매로만 판매된다. 현장 판매는 없으며, 관람 전날 자정까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하루 단위 날짜 지정권으로 운영되며, 1인당 최대 2매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 첫날 개장 시각은 오전 11시다.
 
이 제도는 긴 대기열과 불법 티켓 거래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조직위는 관람객 데이터를 분석해 시간대별 입장 인원 분산 시스템을 도입했고, 입장·이탈은 QR코드로 관리한다.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과 협력으로 안전 관리와 비상 대응 체계도 한층 강화했다.
 
지스타 2025는 ‘보여주는 무대’에서 ‘참여하는 축제’로 변화하고 있다. 이야기 중심의 ‘지콘’, 관람객이 참여하는 ‘인디 갤럭시’, 블리자드의 복귀로 확장된 ‘글로벌 전시’까지 산업과 문화, 창작과 소비가 한자리에 모이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한 국내 게임 기획자는 “과거의 지스타가 단순히 신작 홍보의 장이었다면, 이제는 개발자와 이용자가 함께 배우고 대화하는 지식 축제로 성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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