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부동산] "집값 더 오른다"…치솟는 서울 고가 아파트에 '양극화 경고등'

  • 10·15 대책에도 한강벨트 상승 지속 우려, 서울 5분위 배율은 '역대 최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0·15 대책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자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층 중심으로 매수세가 재편되면서 부동산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조짐이다. 규제가 강화됐는데도 집값 상승 기대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고, 반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층은 사실상 시장에서 밀려나면서 양극화 해소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0·15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4주(10.27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지난주 대비 0.23% 올랐다. 

상승률은 전주의 0.50%보다 떨어졌지만 송파구(0.48%),  동작구(0.44%), 강동구(0.42%), 성동구(0.37%), 강남구(0.22%) 등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여전히 상승세가 강한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 112 대비 10포인트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지수는 1년 후 집값이 상승할 것으로 본 소비자가 더 많으면 100을 웃돈다.

규제가 강화됐는데도 기대가 꺾이지 않으면서 정책 효과가 시장 심리를 상대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은은 이번 조사가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이뤄졌지만 14일에 75% 이상의 응답이 들어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앞서 정부가 6·27, 9·7 등 부동산 대책을 쏟아놓은 상황이고, 추가 대출 규제가 나온다는 예측이 시장에 나온 상황에서도 향후 1년 후에도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한 것으로 풀이돼 10·15 대책 이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기준일 13일)까지 17개월 연속 상승했다. 6월 1.43%에서 8월 0.6%까지 줄었던 오름폭은 10월 1.46%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10·15 대책을 내놓으면서 '3중 규제'(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묶었고, 대출 한도는 15억원 이상의 주택은 4억원까지, 25억원 이상의 주택은 2억원까지 대출을 받도록 하면서 사실상 거액의 현금 없이는 서울 상급지 아파트를 구매할 없게 했다. 

이에 한강벨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부동산 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은 33억4409만원을 기록했다. 서울 고가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처음으로 30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에 3억원 이상 올랐다. 반면 하위 20%(1분위)는 4억9536만원으로 22개월째 4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6.8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집값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가 단지는 대출 규제에도 끄떡없는데, 6·27 대책 경험이 있어 이번 규제 영향도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인식이 강하다"라며 "저가 단지는 서민들의 진입 장벽만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KB주택시장리뷰를 통해 "수도권 가격 상승세 지속되며 주택시장 양극화 심화됐다"며 "정부가 10월 15일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고, 서울 전역과 경기권 규제지역 확대 및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향후 주택가격 상승 둔화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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