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정상회담서 무역협상 '매우 가깝지만 아직'...외신들 신중한 전망

  • 베선트 美 재무 "매우 근접"했다면서도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오른쪽 한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백악관에서 만났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이재명(오른쪽) 한국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 백악관에서 만났다. [사진=AP·연합뉴스]


이재명 대한민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이 29일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지인 경북 경주에서 열릴 예정이다. 양국은 무역협상 최종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외신들은 '매우 가깝지만 아직 추가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3500억 달러(약 501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추진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국의 투자 구성 방식과 이익 배분 구조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타결이 지연되고 있다.

AP통신은 일본이 트럼프 대통령의 '매력 공세'에 따라 5500억 달러(약 787조원) 중 49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확약을 이끌어낸 반면, 한국과의 협상은 아직 달성하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앞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28일 도쿄에서 일본의 유력 기업인들과 만찬을 갖고 "최대 4900억 달러 투자 확약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3500억 달러 투자를 요구했으나, 한국 정부는 전액 현금 투자는 경제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대출 및 보증 형태를 포함한 복합 투자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또한 외환 안정을 위한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필요성도 논의되고 있다.

양국 고위 관계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최종타결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을 공개적으로 내놓고 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27일 "현재 진행 상황을 볼 때 이번 회담에서 바로 타결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며 투자 구조와 이익 배분 등 세부사항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28일 쿠알라룸푸르에서 도쿄로 가는 에어포스원에 함께 탄 기자들에게 "해결해야 할 세부사항이 많다"며 "협상이 매우 복잡하지만, 최종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지난 24일 출국길에서 "한국과의 협상이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 준비되면 나는 준비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한국과의 관세·무역 협상에 대해 "최종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한국 측)이 (최종타결할) 준비가 된다면, 나는 준비됐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현대차·기아 등 한국 완성차 업체들은 대미 수출 시 2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어, 15%의 관세를 적용받는 일본·유럽 경쟁사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다. AP통신은 한국 기업들이 대미 투자 과정에서 비자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도 투자 촉진을 위해 비자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상 지연은 한국 측 합의안이 다른 국가들과 체결된 협정보다 더 세부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9월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에서 이민단속이 실시돼, 불법 근로 혐의로 300명 이상의 한국인 노동자가 구금됐다. 외교적 조율 끝에 노동자들은 며칠 뒤 본국으로 송환됐지만, 이 사건으로 한미 관계가 냉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나는 그들을 내보내는 데에 반대 입장이었다"라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들이 미국에 입국해 제조 공장 설립을 돕도록 완전히 새로운 계획을 개발 중"이라고 밝혀 비자 제도 개선 의지를 시사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투자의 세부사항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자금 출처, 대출 여부, 이익 배분 구조 등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측 요구를 수용할 경우,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협상에도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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