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GA 앞장서는 정기선...HD현대-헌팅턴, 美군수지원함 건조 착수

  • 차세대 군수지원함 사업 공동 입찰 전망

  • 중국 저가 선박 공세에 미국·인도와 협력 대응

  • 합작 법인 설립하고 미국 조선소 인수도 검토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가 26일 APEC 2025가 열릴 예정인 경북 경주의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사진HD현대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가 26일 'APEC 2025'가 열릴 예정인 경북 경주의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상선 및 군함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MOA)'를 체결했다. [사진=HD현대]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에 착수하며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 속도를 낸다. 한국과 미국 간 군수지원함 분야 협력의 첫 사례다. 양사는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내 조선소 인수에도 나서는 등 미국 내 조선업 부활을 위한 행보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를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날 체결식은 APEC 2025가 개최되는 경북 경주의 라한셀렉트호텔에서 열렸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과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전략개발총괄부사장 등 양사 중역이 참석했다.

미 해군이 개발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은 작전 해역에서 전투함에 연료와 군수 물자를 제공하는 함정이다. 기존 보급함보다 기동성이 높고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해 미 해군의 보급 및 물류 능력 현대화 전략의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MOA에 따라 양사는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와 건조에 협력하고 나아가 상선과 군함 분야 전반에 건조 비용과 납기 개선을 위한 노하우 및 역량을 공유하기로 했다. 미 해군은 최근 차세대 군수지원함의 개념설계를 위한 입찰공고를 낸 바 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취임 후 지난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미·중 패권 경쟁과 경기 침체,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인해 회사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매우 엄중하다"고 진단하며, 미래 조선소(FOS)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미국·인도 등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 조선소의 저가 공세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 강화도 이러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HD현대중공업은 1987년 뉴질랜드에 군수지원함 '엔데버'함을 최초로 수출한 데 이어, 두 번째 군수지원함인 '아오테아로아'함도 2020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또 대한민국 해군에 '천지급' 군수지원함 3척과 '소양급' 군수지원함 1척을 납품하는 등 군수지원함 분야에서 다양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MOA를 통해 미국 내 조선소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으로 투자하고, 헌팅턴 잉걸스 그룹의 두 조선소인 뉴포트 뉴스 조선소와 잉걸스 조선소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조선 분야 '엔지니어링 합작 회사' 설립을 검토하고 미 해군과 동맹국 함정에 대한 유지 보수(MRO)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지난 4월 헌팅턴 잉걸스와 방산 협력 MOU를 체결했고 10월 초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실무진들이 미국 미시시피주 소재 잉걸스 조선소에 방문해 조선 기술 협력 및 제조 공정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한 바 있다. 지난 9월 미 해군 7함대 소속의 4만1000톤급 화물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함의 정기 정비(MRO) 사업에 본격 착수하는 등 미국과 조선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은 "이번 MOA는 미 해군이 발주하는 사업에 대한 공동 참여, 미국 내 선박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등 한국과 미국의 대표 방산 조선 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사례"라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미국의 방산 시장 경쟁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부사장은 "오늘 MOA 체결은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 간 조선 협력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우리는 HD현대중공업 및 미국과 한국의 정부, 그리고 고객들과 협력해 미국 조선 산업의 기반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에릭 츄닝 부사장은 27일 'APEC CEO 서밋 2025'의 일환으로 HD현대가 경주에서 주최하는 퓨처테크포럼에 키노트 연사로 올라와 '조선 분야 한미 간 전략적 협력'을 주제로 양사의 협력 성과와 한미 조선 산업 협력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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