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때아닌 가을장마에 이어 저온 현상과 가축전염병 확산 우려가 겹치면서 밥상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2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2025년산 배추·무·건고추 생육 실측 8차 결과’에서 “가을배추 생육은 지난해보다 양호하지만 최근 잦은 강우로 무름병 등의 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높은 습도와 불량한 배수 환경에서 발생하는 무름병은 김장철마다 농가를 긴장시키는 대표적인 세균성 병해다. 잎이나 줄기 조직이 물에 젖은 듯 축축해지며 점차 썩어 무르게 변하는데, 비가 잦을수록 급속히 전염된다.
최근까지 이어진 가을장마로 조기 정식(아주심기)한 포전과 배수가 불량한 지역을 중심으로 배추·무 병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을배추 최대 주산지인 호남지역의 피해가 크지 않고, 재배면적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만큼 김장철(11월 중순~12월) 공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쌀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햅쌀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11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15일 기준 전국 산지 평균 쌀값은 80㎏ 기준 23만3032원으로, 평년보다 15% 높은 수준이지만 이달 5일(24만7952원)보다 6.0% 하락했다. 현장에서는 수발아나 깨씨무늬병 등으로 생산량이 다소 변동될 가능성은 있으나 전반적인 작황은 평년보다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겨울철을 앞두고 가축전염병 확산 우려가 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1일 광주의 한 가금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당국이 고병원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처럼 이상기후와 전염병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단기적인 물가 불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농산물 수확이 완료될 때까지 지자체·농촌진흥청·농협 등 관계기관과 함께 생육관리를 집중하고, 품목별 특성에 맞는 수급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민 체감도가 높은 김장채소 수급 안정을 위해 11월 초 ‘김장재료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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