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류 성분의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가 일부 의료기관에서 무분별하게 과다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과다처방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절반 가까이가 수사의뢰될 정도로 관리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국민의힘, 부산 금정구)이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를 환자 1명에게 연간 1만정 이상 처방한 의료기관이 있었으며, 과다처방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 중 43.8%가 수사의뢰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 처방 상위 1위 환자들의 처방 현황을 보면, 다량 처방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5년 6개월간(2020년~2025년 6월) 최다 처방 1위 환자 6명의 처방량을 합산하면 5만9523정에 달하며, 같은 기간 처방받은 총량은 약 20만정에 이른다.
특히 2020년 최다 처방 환자는 연간 1만 4736정을 처방받았으며, 1일 평균 40.4정을 투여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가장 낮은 용량인 5mg 제형으로 가정하더라도 1일 약 200mg에 달해, 식약처가 정한 성인 최대 안전용량(80mg)의 2.5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식약처가 제시한 '의료용 마약류 ADHD 치료제 안전사용기준'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의 1일 최대 투여량은 5480mg이다. 제형과 연령에 따라 소아·청소년은 5460mg, 성인은 최대 80mg까지 허용된다.
그러나 실제 처방 현황을 보면 이 기준을 크게 초과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2021년 최다 처방 환자는 7277정(1일 평균 19.9정), 2022년에는 8122정(1일 평균 22.3정)을 처방받았다.
2023년과 2024년에도 각각 1만 560정, 1만 2708정이 처방됐으며, 2025년 6월까지 최다 처방 환자는 6120정(1일 평균 33.7정)을 처방받았다.
식약처는 이러한 다량 처방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에 대해 마약류 오남용 점검과 처방의 의학적 타당성 검토를 거쳐 수사의뢰를 실시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연도별 처방 상위 30위 환자가 방문한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총 105건(중복 포함) 중 52건이 수사의뢰됐다.
중복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점검한 병원은 32개소이며, 이 중 14개소(43.8%)가 수사의뢰 조치를 받았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25건 중 15건(60.0%), 2021년 18건 중 8건(44.4%), 2022년 18건 중 10건(55.6%)이 수사의뢰됐다. 2023년 16건 중 8건(50.0%), 2024년 14건 중 6건(42.9%), 2025년 6월까지 14건 중 5건(35.7%)이 수사의뢰됐다.
백종헌 의원은 "연간 1만정 이상 처방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연도별 처방량 1위 환자들의 5년 총합이 19만정을 넘는다는 것은 통상적인 ADHD 치료 용량을 크게 초과하는 것"이라며 "처방량 상위권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43% 이상 수사의뢰될 정도로 마약류 의약품 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또한 "의료용 마약류 ADHD 치료제 안전 사용 기준이 있음에도 다량 처방이 반복되는 것은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다량 처방이 이루어지는 의료기관에 대한 전수 조사와 즉각적인 점검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식약처가 지정한 향정신성 마약류 의약품으로,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각성제다.
의존성과 부작용이 커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료기관에서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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