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리포트] 탄핵선고 반년새 줄줄이 급락…'승자' 이재명株도 7분의 1 토막

  • 탄핵 정국 속 115개 中 60개 테마주

  • 기업실적·사업 내용과 연관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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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한국 증시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테마주 광풍’이 또 한 차례 막을 내렸다. 계엄·탄핵 정국에 편승해 단기간 급등했던 정치 테마주들이 이슈 해소 이후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서면서 극심한 등락에 따른 투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들도 최대 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재명 테마주 가운데 대표주로 꼽히는 상지건설은 지난해 9월 최저 2080원에서 올해 4월 5만6400원까지 약 6개월 만에 28배 급등했다. 그러나 이후 급락세로 전환돼 현재는 8000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과 반년 만에 주가가 7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또 다른 관련주인 오리엔트정공은 4월 4일 1만9220원에서 전 거래일 기준 2780원으로, 오리엔트바이오는 2560원에서 552원으로 각각 추락했다.
 
올해 테마주의 중심에는 정치권 이슈가 있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계엄이 있었던 지난해 12월부터 탄핵 선고가 내려진 올해 4월까지 투자경고 이상 등급을 받은 115개 종목 중 절반이 넘는 60개가 정치 테마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4월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를 전후해 테마주 광풍이 가장 거셌으며 당시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많았다.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선고가 나오자 ‘차기 대선 후보 관련 테마주’들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했고, 윤 전 대통령 관련주는 급락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정치 테마주는 승자와 패자 구분 없이 모두 하락하며 좋지 않은 결과를 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테마주로 꼽히던 평화홀딩스는 4월 8일 1만6020원까지 급등했다가 최근 3815원에 거래되는 등 76.18% 급락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테마주로 분류된 써니전자는 4월 7일 3780원에서 1605원으로 57.54% 하락했으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로 묶인 대상홀딩스와 태양금속 역시 4월 초 대비 각각 51%, 60.11% 이상 떨어졌다.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주로 분류된 종목들도 한때 급등세를 보였다. NE능률은 3월 최고 5610원까지 올랐다가 전 거래일 1997원까지 떨어지며 1년래 최저가를 기록했다.
 
특히 정치 테마주는 기업 실적이나 사업 내용과 대부분 무관해 문제가 더 크다. 상지건설은 과거 사외이사로 있던 인물이 대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테마주로 묶였다. 오리엔트바이오와 오리엔트정공 역시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오리엔트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로 분류됐다. NE능률은 대주주 회장이 윤 전 대통령과 같은 윤씨 문중이라는 점에서 ‘윤석열 테마주’로 불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나 사회 이슈는 금세 사라지지만 투자 손실은 오래 남는다”며 “테마보다 실적과 기업 가치에 기반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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