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절T세포 발견 30년 만에 노벨 생리의학상…사카구치 시몬 등 3인 수상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3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말초 면역 관용(Peripheral immune tolerance) 관련 발견으로 인체 면역 관련 연구에 기여한 3명의 생명과학자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6일(현지시간) 메리 E. 브렁코, 프레드 램즈델(이상 미국), 사카구치 시몬(일본) 등 3인을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들은 면역 세포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것을 막는 면역체계의 경비병 '조절 T 세포'의 존재를 밝혀냈다. 노벨위원회는 "조절T 세포의 발견은 암과 자가 면역 질환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브렁코는 미국 시애틀 시스템생물학연구소 선임 프로그램 매니저이며, 램즈델은 샌프란시스코의 소노마 바이오테라퓨틱스 과학 고문이다. 사카구치는 일본 오사카대 석좌교수로, '조절 T세포'를 발견한 인물이다.

그가 실험 결과를 발표한 1995년만 해도 당시 과학계는 면역세포가 오직 '공격'만 담당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기능을 지닌 특별한 T세포 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이 세포는 면역계 내에서 CD25 단백질을 발현하며, 자기 세포를 공격하지 않도록 제동을 거는 ‘면역 관용(immune tolerance)’ 기능을 수행한다. 즉, 면역 반응이 과열될 때 이를 식혀주는 일종의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메커니즘 덕분에 인체는 외부 병원체만 선택적으로 공격하고, 자신은 보호할 수 있다.

사카구치 교수의 발견 이후 브렁코와 램즈델은 조절 T세포의 작동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추적했다.

'나는 과학책으로 세상을 다시 배웠다'를 쓴 최준석 과학작가는 “T세포는 크게 종양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독성T세포(CD8+T세포)와 면역 반응을 조율하는 조력T세포(CD4+T세포)로 나뉜다”며 “조력T세포는 다시 다섯 갈래로 구분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조절T세포”라고 설명했다. 그는 “T세포는 골수에서 만들어져 가슴샘(흉선)에서 ‘나’와 ‘남’을 구별하는 훈련을 받는다. 이 구별에 실패하면 제거되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말초조직으로 나간다”며 “이때 사고를 막는 2단계 안전장치가 ‘말초 면역 관용’이고, 사카구치 교수가 발견한 조절T세포가 그 역할을 맡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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