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가 오랜 시간 귀 기울이고 들여다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억을 그린 신작 장편소설이다. 간단후쿠는 위안소에서 위안부들이 입고 생활한 원피스식 옷이다. 소설은 만주의 위안소 스즈랑에 온 지 2년이 된 15세 소녀가 임신한 사실을 깨달은 이후부터 만삭이 되어 가는 봄, 여름, 가을의 시간을 그린다. 소녀의 생존 방식은 상상이다. 하늘을 보며 고향을 떠올리고, 군복을 입는 상상 등을 한다. 스즈랑에 붙들린 열 명의 소녀들은 땅에 편지를 쓰거나, 고향에 돌아가 할 일을 생각하거나, 아편에 빠지거나, 아무 말을 하지 않는 등 각자의 생존 방식을 갖고 있다. <간단후쿠>의 모든 단어와 문장은 일제강점기 만주 위안소에 있는 15세 소녀의 말로 쓰였다.
“나는 아기가 죽기를 바라면서 각반을 모은다. 아기가 태어나면 기저귀로 쓰려고. 나는 아기가 죽기를 바라면서 보따리 속 저고리가 배냇저고리처럼 작아지기를 바란다. 아기가 태어나면 입히려고. 나는 아이가 죽기를 바라면서 레이코 언니에게 무쇠 가위를 빌리려 한다. 아기가 태어나면 탯줄을 자르려고.” (264쪽)

변두리로 생각되는 왕십리와 인연이 있는 22인의 삶을 다뤘다. 저자는 사료, 문학작품, 옛 지도 등 갖가지 자료를 뒤져 왕십리의 장소성을 중심으로 휴먼 스토리를 엮었다. 택견 명인 신한승, 만담가 장소팔, 반역의 우두머리가 된 선달 김장손, 생존을 위해 스스로 낮아진 사람의 후손 이성문, 독립운동 동지였으나 해방 후 선거 맞수로 만난 지청천과 김봉준 등이다. 또한 저자는 문학의 신으로 불리지만 아무도 지켜보지 않은 가운데 이승을 떠난 소설가 김동인, 갑신정변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붙잡혀 형장으로 끌려가던 중 군중의 돌팔매에 맞아 왕십리 청무밭에서 숨진 무수리 고대수, 가톨릭을 통해 새 세상을 꿈꾼 과부ㆍ하녀 등 여성 순교자 4인의 최후를 복원해냈다.
“이효석은, 다른 카프 계열 작가들이 주로 노동자와 농민층을 주목했던 것과 달리, 도시 빈민층에 관심의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도시와 유령>에서 ‘진 서방’이라는 날품팔이 일꾼의 일상을 충실하게 따라간다. 그런데 그가 움직이는 하루의 동선이 서울 도심지 밖, 즉 동대문과 광희문 밖의 청계천 주변 지역에 못 박혀 있다.” (118쪽)

맥킨지 비밀수업=다나 마오르, 한스-버너 카스, 컬트 스트로빈크, 라미쉬 스리니바산 지음, 박세연 옮김, 문학동네.
이 책은 맥킨지가 운영하는 비공개 CEO 리부트 프로그램 ‘바우어포럼’을 바탕으로 오늘날 조직 운영에 필요한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에 대한 지침을 전한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리더 중 83퍼센트가 리더로서 스스로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낀다. 포럼에 참석한 CEO들이 털어놓은 리더로서의 고뇌와 좌절, 그리고 이를 극복해나가는 여정을 생생하게 책에 담았다. 책은 오늘날 리더로서 요구되는 6가지 필수 요건을 겸손, 확신, 이타심, 취약성, 회복탄력성, 유연성으로 정의한다. 그리고 6가지 내면적 요소를 활용해 조직 전체에 공동의 목표를 갖게 만들고, 솔직하게 의견을 말하도록 북돋는 등 리더로서 어떻게 조직 내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최고의 리더는 자신이 모든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주변 사람에게 자주 질문하면서 그들의 대답에 귀를 기울인다. 남의 말을 듣는 것은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지금껏 오랜 경력에 걸쳐 단호함과 통제력, 확신을 통해 보상을 받았던 고위 경영자에게는 대단히 힘든 기술이다."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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