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히스패닉 대학 지원금 깎고 흑인ㆍ원주민 대학 지원금 늘렸다 

  • 흑인대학 등에 보조금 6932억원 추가 집행하기로

미국 하워드대의 캠퍼스 2021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이현택 미국통신원
미국 하워드대의 캠퍼스. 2021년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이현택 미국통신원]
 
미국 대학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소수민족 관련 자금 집행으로 다시 한 번 요동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히스패닉계 학생이 많은 대학 등을 대상으로 집행하던 보조금 3억5000만 달러(약 4852억원)를 삭감한 지 5일만에 이번에는 흑인대학과 원주민 대학 등에 5억 달러(약 6932억원)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흑인대학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와 불안정한 자금 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15일 AP통신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약 5억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흑인대학(HBCU)과 원주민대학 등에 지원하기로 했다. 흑인대학의 경우 올해 연방정부 보조금이 48%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게 된다. 원주민 대학은 보조금을 두 배 받는 효과다. 

앞서 지난 10일 미 교육부는 히스패닉 학생이 많은 대학에 지급되는 지원금 등 3억5000만 달러(약 4852억원)를 삭감한 바 있다. 이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171곳 등 미 전역에 있는 히스패닉이 많이 다니는 교육기관(HSI) 615곳의 연방보조금이 삭감됐다. 이에 대해 교육부 측은 이 보조금이 특정 소수민족이 많이 다니는 대학에만 지급돼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삭감 발표 5일 만에 정부가 히스패닉 등에 대한 보조금 삭감액보다 많은 돈을 흑인대학에 지급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린다 맥마흔 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가 연방 보조금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세금이 인종적으로 차별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교육적으로 우수한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치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른바 흑인 표심 잡기의 제스처로 해석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회의적인 흑인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속적으로 흑인대학을 지원해 왔다”면서 “첫 대통령 임기 동안에는 연간 2억5000만 달러(약 3466억원) 이상을 지원하고 구제금융 3억 달러(약 4159억원)를 풀기도 했다”고 전했다. 

흑인대학 전문매체인 HBCU버즈는 “(흑인대학) 지도자들은 (학교의 역할에 대한 정부의) 인정과 추가 지원은 환영하지만, 정책의 프레임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흑인대학을 포함한 모든 소수민족에 대한 연방 지원금이 ‘비효율적’, ‘차별적’ 등의 딱지가 붙을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흑인대학은 1861~1965년 남북전쟁 이후 미국 흑인들에게 고등 교육 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됐다. 고등 교육의 인종차별이 완전히 해소되기 이전인 195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흑인 대학생들이 이들 대학에 등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늘날 이들 학교는 인종에 상관없이 재학이 가능하다. 흑인대학 학생 웹사이트인 HBCU퍼스트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흑인대학 재학생 중 24%는 흑인이 아니라고 한다. 미국 내에는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이 졸업하기도 한 하워드대를 비롯해 흑인대학 약 100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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