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외국 언론인의 비자(I 비자) 유효기간을 240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세계 언론계가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세계신문협회(WAN-IFRA)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이 담긴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 성명에는 한국신문협회를 포함해 전 세계 신문, 방송, 디지털미디어 및 언론단체 등 119개가 동참했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지난달 27일 유학생과 교환 방문자, 외국 언론인들에게 발급하는 비자에 유효기간을 도입하는 규정안을 발표했다. 현재 외국 언론인 비자는 5년간 유효하지만 특정 조건을 준수하는 한 미국 근무 기간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연장할 수 있다. 해당 규정안이 통과되면 앞으로 외국 언론인의 미국 체류 기간은 최대 240일로 제한된다.
언론계는 성명을 통해 “이같은 조치는 외국 언론인들이 주택을 확보하거나, 은행 계좌를 개설하거나, 특파원으로 활동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행 ‘I 비자’ 체계는 수십 년 동안 외국인 기자들이 미국에서 속보와 긴급 뉴스를 정확하게 보도할 수 있도록 보장해 왔다”며 “비자를 240일로 제한하려는 것은 이러한 검증된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특파원과 그 가족들에게 불안정성을 야기하며, 미국에서 보도되는 보도의 양과 질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계는 또한 “외국 언론인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개방성, 표현의 자유, 그리고 강력하고 독립적인 언론을 지지해 온 미국의 유산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기는커녕 오히려 약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세계 언론사들은 미국 정부가 이달 29일까지 진행하는 ‘비자 유효기간 제한 규정’에 대한 공개의견 수렴에도 참여, 반대 의견을 개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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