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과열 진정에도…한은 "가계부채 잠재 리스크 여전"

  • 한국은행, 9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발간

  • 수도권 과열 완화, 거래·대출 증가세 둔화

  • 서울 집값 상승기대 및 잠재 수요는 여전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9월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박종우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5년 9월)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 이후 수도권 주택시장의 과열이 진정되고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서울 집값 상승 기대와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릴 경우 시장이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다며 추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정부의 6·27 대책 이후 주택시장 및 가계대출 상황과 관련 리스크 요인을 점검했다.

한은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시장은 가격 상승폭이 줄고 거래도 둔화되는 등 과열 양상이 다소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내 전입신고 의무 강화로 갭투자 등 투기적 거래도 상당폭 줄어둔 것으로 추정됐다.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제한의 영향을 받는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거래 감소가 뚜렷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8억6000만원 초과 주택거래 비중은 36.8%로 전월(51.3%) 대비 14.5%포인트 줄었고, 12억원 초과 주택거래 비중도 23.2%로 전월(33.9%)보다 10.7%포인트 낮아졌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됐다.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7월 중 전월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으며, 8월에는 5~6월 늘어난 주택거래 영향으로 다시 확대됐지만 증가 폭은 제한적이었다. 이는 한도 축소 등 직접 효과와 함께 금융권의 자율적 관리 강화로 생활자금용 주담대와 신용대출 취급이 줄어든 영향이다.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다만 주택구입 목적의 주담대는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금융권이 7~8월 기승인분 취급 물량에 대비해 생활자금용 대출을 우선적으로 줄이면서 가계대출 구조가 주택구입 중심으로 쏠리는 모습도 나타났다.

한은은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전히 높고,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상승 거래·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어 추가 가격 상승 기대와 잠재적 수요가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역 간 전이효과와 과거 부동산 대책의 학습효과로 6·27 대책의 효과가 점차 약해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과거에도 대책 발표 직후 시장이 둔화하다가 실효성 있는 추가 대책이 없을 경우 다시 반등하는 양상이 반복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관련 리스크 요인이 잠재해 있는 만큼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상황의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서울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충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 간 전이효과, 공급 부족 우려, 금융여건 완화 등이 맞물릴 경우 수도권 주택시장이 재차 과열되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다시 확대될 수 있어서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6·27 가계부채 대책이 효과를 거두며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고 주택시장의 과열 심리도 어느 정도 진정됐지만 서울 주요 지역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과거에도 대책 발표 직후 일시적으로 상승률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효과가 지속되려면 시장 전반의 심리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