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현실을 이해할 때 비로소 실현되는 AI 에이전트의 가치

  • 최윤석 가트너 코리아 시니어 파트너 

최윤석 가트너 코리아 시니어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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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를 둘러싼 과대광고가 쏟아지고 있다. AI 에이전트가 기업 운영 및 경쟁 방식을 혁신하는 차세대 솔루션으로 부상했음을 알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스크립트 기반 자동화 봇과 가상 비서의 역량을 넘어 리소스 효율성 향상, 복잡한 작업 자동화,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 도입을 주도한다. 이에 많은 기업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해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53%가 AI 에이전트 탐색 단계, 25%가 시범 운영 단계, 6%가 실운영 단계에 있으며, 40%는 향후 6개월 내 관련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계획이다.

과도한 관심은 비현실적인 기대로 이어지곤 한다. 대규모 AI 에이전트 도입에 드는 실제 비용과 복잡성을 간과할 경우, 프로젝트가 실운영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정체될 수 있다. 기업은 과대광고 속 잡음을 걸러내고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AI 에이전트는 사용자 의도를 이해하고, 다양한 데이터 소스에서 정보를 검색, 처리하며 도구를 활용해 작업을 완료하는 AI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조직에 적합하다. 기업은 활용 사례에 맞춰 적절한 기능을 유연하게 조합해 맞춤형 에이전트를 설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비즈니스 맥락에 대한 에이전트의 이해도를 높이고, 더 큰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의 가장 큰 차별점은 의사결정 주체가 인간에서 기계로 옮겨간다는 점이다. 이 기술이 비즈니스 가치를 지니고 산업 전반을 재편할 잠재력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LLM 기반 AI 에이전트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맡기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다. 정보 처리, 애플리케이션 상호작용, 작업 수행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비즈니스 의사결정에는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I 에이전트의 비즈니스 가치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한계를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대표적인 한계로는 ‘세계 모델’의 부재가 있다. 이는 환경에 대한 내부적 이해를 구축하고, 결과를 예측하는 능동적 학습 기능으로, AI 에이전트의 맥락 파악과 자율 업데이트에 필수적이다. 현재의 LLM 에이전트는 대화 기록이나 시스템 로그에 의존하기 때문에 내부 상태, 외부 환경, 나아가 세계의 변화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한다.

LLM은 데이터 분포에 기반해 상관관계와 확률 추론에는 적합하지만, 인과관계 분석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LLM은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은 아니다. 예컨대, 경로 계획과 같이 정확성과 효율성이 중요한 영역에서는 그래프 기반 알고리즘이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결국 AI 에이전트 개발은 높은 불확실성, 기술적 복잡성, 빠른 변화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이는 결과 산출 지연을 최소화하고, 신뢰와 브랜드 충성도를 구축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술과 시장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나아가 프레임워크와 솔루션을 구축할 때는 공급업체 종속을 피하기 위해 도입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 구성 요소, 기술, 모델을 권장한다. 광범위한 프레임워크와 도구를 자체 구축하기보다 공급업체의 오픈소스 기술 스택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LLM 기반 AI 에이전트는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LLM이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비즈니스 가치를 최대로 높이려면 활용 사례에 맞춘 기능 조합, 한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 유연한 개발 방식이 필요하다. AI 에이전트의 진정한 가치는 환상이 아닌 현실을 이해할 때 비로소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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