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성과급 지급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오랜 협상 끝에 직원 1인당 약 1억원가량의 2025년 성과급(초과이익분배금)을 지급하기로 잠정합의하자,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도 성과급 문제를 노사 협상에서 쟁점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하람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지부장은 3일 이 회장,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게 서한을 보내 "고(故) 이건희 회장도 '성과급은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라고 강조해왔다"며 "하지만 대기업 성과급 표준이 된 '경제적 부가가치(EVA)' 방식은 지급률에 대한 산정방식이 투명하지 않았기에 영업이익 2조라는 실적에도 비정상적인 0%의 성과급을 받은 결과도 발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1년 최태원 SK 회장은 EVA 방식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한 직원의 목소리에 본인의 보수를 반납하면서까지 EVA 방식을 영업이익 기준으로 변경해 투명성을 확보했다. 올해 9월에는 연봉의 50%라는 성과급 상한선도 폐지했다"고 덧붙였다.
윤 지부장은 성과급 지급 변경에 이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적 리스크가 해소된 경영책임의 첫 행보로 삼성의 성과급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호소한다"며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더 높은 실적을 견인, 회사를 성장시키자며 '쉬지 말고 일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도 2일 이 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등에 성과급 제도 개정 요구를 담은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회사는 최소한 변하려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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