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巨益善"…증권가는 지금 '벌크업' 경쟁중

  • IMA 인가 앞두고 한투ㆍNH 대규모 유상증자

  • 발행어음 신청 5개사도 앞다퉈 자기자본 확충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증권가에 ‘거거익선(巨巨益善)’ 바람이 거세다.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기자본을 대폭 확충해 신사업 인가를 확보하려는 ‘벌크업’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몸집을 키우는 건 '체급이 곧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전날 9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모기업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전액 참여하는 이번 유상증자를 마치면 한국투자증권 자기자본은 6월 말 기준 10조5216억원에서 11조4000억원가량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서 3월에 7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NH투자증권도 최근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약 7조4000억원인 NH투자증권은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8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두 대형 증권사의 유상증자는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심사를 앞두고 '몸집'을 키우려는 포석이다.
올 하반기 진행될 예정인 IMA 사업자 인가 조건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이다. IMA 심사에 나선 금융당국은 구체적인 기준을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원금 보장형 상품을 다루는 IMA 특성상 자본 적정성과 건전성 관리 능력 또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자기자본이 클수록 리스크 흡수 여력도 크다는 점에서 인가를 노리는 증권사들은 최대한 몸집(자기자본)을 키우는 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대주주 요건 등이 추가되며 IMA 심사 요건이 강화되기 때문에 올해 안에 인가를 받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발행어음 사업에서 약 2000억원 이익을 올렸는데 한도가 이미 85% 소진된 상황이다. 따라서 IMA 인가 확보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중요한 과제다. IMA는 발행어음과 통합 한도가 자기자본 300%(200%+100%)로 설정돼 있어 자기자본 100%만큼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NH투자증권도 이번 유상증자로 IMA 신청을 위한 최소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신용평가업계는 두 증권사의 자본 확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의) 이번 유상증자는 증권사 자본적정성 제고, 업권 내 경쟁력·시장 지위 강화 등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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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발행어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증권사들도 '벌크업'에 적극적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증권사만 인가를 통해 취급할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 곳은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 등 5곳이다.
이 가운데 메리츠증권은 올해 1분기 세 차례에 걸쳐 총 524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 확충에 속도를 냈다. 다른 증권사들도 수년에 걸쳐 자기자본 4조원을 위한 자본 확충을 진행해왔다. 지난 5일 하나증권은 약 2950억원 규모의 무보증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재무건전성을 강화했다. 자기자본 확대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순자본비율(NCR)이 올해 1분기 말 기준 1365%에서 1585%로 220%포인트 높아졌다. 이를 통해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 안전성을 확보해 발행어음 시장 인가를 받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 간 '벌크업' 경쟁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제다.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2488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50개 회사 순이익 합계는 1조원을 겨우 넘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MA와 발행어음 인가 이후 빈익빈 부익부 추세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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