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이틀 연속 출석했다.
명씨는 1일 오전 10시 11분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취재진에게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특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명씨는 전날에도 특검에 출석해 약 13시간30분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특검팀은 전날 조사에서 조서 열람까지 마친 뒤 이날 재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이를 대가로, 같은 해 치러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른바 '공천개입 의혹'의 실체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히 2022년 5월 9일 윤 전 대통령이 명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상현이한테 내가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의혹은 한층 구체화됐다.
명씨는 지난해 4·10 총선 당시에도 공천 개입 논란에 이름을 올렸다. 김건희 여사가 경남 창원 의창구 선거구에 김상민 전 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고, 이에 명씨가 실무적 지원을 맡았다는 주장이다. 명씨는 김 여사로부터 "김상민이 당선되면 선거 이후 장관이나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이틀간 이어진 명씨 조사를 통해 공천 개입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집중 규명한 뒤,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로 수사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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