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은행권 '광복절 마케팅'…저금리에 특판 실종

  • 하나·NH농협만 적금 상품 출시

  • "상생금융 차원" VS "상시 이벤트에 의미 퇴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상 광복절이 낀 8월 어김없이 등장하던 은행권 애국 마케팅이 올해 자취를 감췄다. 고객 유치나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은행들이 앞다투어 특판 상품 등을 내놓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대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상시 이벤트 운영이 확산되면서 굳이 광복절 마케팅에 나설 유인이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중 올해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특판 등 상품을 내놓은 곳은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에 그친다. 이는 과거 주요 시중은행들이 광복절 2~3개월 전부터 우대금리를 얹은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에 나선 것과는 정반대의 분위기다.

하나은행의 '대한민국만세 80주년 적금'은 대전지방보훈청과 협력해 만든 상품이다. 국가유공자, 군인, 경찰, 소방공무원 등 대한민국을 위해 헌신한 고객에게 연 2%의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며 태극기 게양하기 등 나라사랑 실천 서약 완료 고객에는 연 1% 추가 금리를 준다. 우대금리를 포함하면 최고 연 8.15%의 금리가 적용되는 셈이다. 가입 금액은 매월 1만원 이상 20만원 이하, 계약 기간은 1년이다. 

농협은행은 'NH대한민국 히어로 패키지'를 출시했다. 상품은 예금과 대출, 카드로 구성됐다. 예금의 경우 기본금리는 연 2.48%이며 최고 연 0.3%포인트(p)의 광복80주년우대 금리가 적용된다. 가입기간은 6개월 또는 1년이다. 

다른 은행들은 특판보다는 기존 적금상품 가입 시 광복절을 맞아 우대혜택을 제공하거나 역사 캠프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최근 달라진 금융환경과 무관치 않다. 예금·적금 저금리 장기화로 자금을 싸게 조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굳이 우대금리를 얹어줘가며 고객 유치에 나설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평균 2%대 초중반에 머문다. 이런 이유에서 다른 특판들도 요즘 찾아보기 힘들다. 

IBK기업은행은 광복절을 맞아 '8로업 후원 챌린지'를 실시하고 있다. 고객이 모바일뱅킹 i-ONE Bank에서 국가유공자, 군인, 경찰, 소방관 등을 위한 후원하기 버튼을 누르면 기업은행의 재원으로 후원이 된다. 또 참여 고객에는 'IBK D-day적금 연 3.65% 금리 쿠폰'을 제공한다. 이 금융쿠폰을 적용하면 고객은 최대 8%대의 금리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여성가족부 산하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과 공동으로 기획한 청소년 역사·문화캠프 '우리 WON스토리'를 실시했다. 청소년 300여명을 대상으로 △금융·역사 융합 교육 △독립기념관 탐방 등을 진행했다. 또 이미 특판 형태가 다양하다 보니 굳이 '광복절 기념'이라는 테마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연중 상시 판매 중인 고금리 적금이나 이벤트로 충분히 고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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