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보폭 맞추는 한화…김동관, 관세협상 '해결사'로 급부상

  • MASGA 지원하며 민관 외교 선봉

  • '재계 新미국통' 그룹 리더십 강화까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사진=한화그룹]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이재명 정부 정책 기조에 발 맞추며 대미 조선·관세 협상에서 민간 부문 핵심 파트너로 떠올랐다. 대미 협상단과 긴밀히 협력해 막판 조율을 이끌면서 정부와의 관계 개선은 물론 재계 리더십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해 산업통상자원부 협상단과 합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성사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조선업 재건 지원, 데이터·농산물 시장 개방, 10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투자 등 대규모 경제 협력 패키지를 제안했다. 미국은 관세 완화와 제조업 공급망 동맹 체결을 맞교환 카드로 내건 가운데 양측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김 부회장은 이번 협상에수 대미 추가 투자,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양성 등 미국 조선업 부활을 위한 민간 차원 구체적 지원 방안 등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MASGA는 단순 외교 명분을 넘어 실질적 실행력을 갖춘 산업 프로젝트다.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김 부회장이 이끄는 한화오션이 올해 초 인수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 ‘한화필리십야드’가 한미 조선업 협력의 실증 기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향후 LNG선·군함·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에서 한미 협력이 한층 강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이번 행보는 이재명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글로벌 산업협력 강화' 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이 정부는 출범 이후 대기업과의 민관 협력을 확대해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와 전략적 경제 동맹을 강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 역시 기존 보수적 경영 기조를 벗어나 정부 핵심 정책 아젠다에 적극 동참하며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그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유상증자 관련 금융당국 제재 △한화에너지 상장 추진 등으로 상법 개정 등에 힘을 쏟는 이재명 정부와 다소 거리감을 유지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김 부회장이 정부의 핵심 사업인 MASGA와 관세협상을 적극 지원하면서 그룹 차원의 대관 신뢰 회복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화그룹은 향후 방산·조선·에너지 등 국정 연계 핵심 산업에서 정부와의 보폭을 맞추며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공동 목표에 집중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출장은 김 부회장의 리더십을 국제 무대에서 드러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공식적으로는 김승연 회장이 한화그룹 동일인(총수)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룹 주요 경영 의사결정과 대외 전략은 벌써부터 김 부회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MASGA 협상은 김 부회장이 재계의 새 미국통으로 떠오르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김 부회장은 미국 세인트폴고와 듀크대를 졸업하고, 트럼프 대통령 1·2차 취임식 참석, 미군 관계자들과의 교류 등을 통해 대미 네트워크를 꾸준히 다져왔다. 록히드마틴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방산·조선 기업이 되기 위한 한화의 전략도 김 부회장의 미국 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추진돼 왔다.

재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미국 측과의 협상 과정에서 민간 차원의 신속한 판단과 대안을 제시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정부와의 관계 회복을 넘어 한화그룹의 대외 전략을 이끄는 실질적 리더로서 자리매김하는 결정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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