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2조80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며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에 나서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종적인 거래 규모는 공시보다 몇 배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2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다른 이용자 게시물에 대한 답글에서 “165억달러 수치는 단지 최소액”이라며 “실제 생산량은 몇 배 더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해당 계약 규모가 향후 크게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와 이번 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 2033년 말까지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위치한 신공장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6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머스크는 이어 “삼성은 현재 AI4 칩을 생산한다”며 “TSMC는 설계가 막 마무리된 AI5 칩을 우선 대만에서, 나중에 애리조나에서 만들 것”이라고 적었다.
또 "테슬라가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돕는 것을 허용하기로 삼성이 동의했다"며 "내가 직접 진전 속도를 올리기 위해 생산 라인을 둘러볼 것이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하락하는 가운데 체결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7.7%로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며 TSMC는 67.6%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텍사스 신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을 2026년으로 연기한 상황이라 이번 테슬라 수주는 침체된 파운드리 생산능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싱가포르 유니언 방카르 프리베(UBP)의 베이센 링 상무는 “그들(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그간 적자를 기록하고 가동률 저하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테슬라의 수주는 새로운 고객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소속된 와카스기 마사히로와 오카노 타쿠미 연구원은 이번 계약이 삼성전자의 2나노미터 세대 칩 생산 회복 신호라고 분석하며 이 계약으로 파운드리 매출이 향후 연간 10%씩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날 계약 발표 직후 최대 6.83%까지 상승하며 작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