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3곳 매일 10시간 교전 중단…구호품 투하

  • 쏟아지는 비난에 이스라엘 봉쇄 일부 완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지킴 지역의 식량 배급소 근처에서 밀가루를 나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지킴 지역의 식량 배급소 근처에서 밀가루를 나르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교전을 중단하고 구호품 공중 투하에 나섰다. 최근 이스라엘의 봉쇄 조치가 장기화하며 가자지구를 기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국제사회의 규탄이 이어지자 이를 의식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 남부 알마와시, 중부 데이르알발라, 북부 가자시티 등 3개 지역 일대에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10시간 동안 군사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는 가자지구로 유입되는 인도적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정치권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유엔 및 국제기구와 조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추후 변경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어진다.
 
이스라엘군은 또 구호품을 실어나르는 유엔과 구호단체의 호송대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지정된 보안 경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민간인 보호를 위해 테러 조직에 대한 지속적인 기동·공격 작전을 펼치면서 인도주의적 노력도 함께 이어갈 것”이라며 “필요에 따라 이런 활동의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성명에서 이날 가자지구 일부 이동 제한이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100대 이상의 구호품 운송 트럭이 국경지역에 집결해 가자지구로 향했다고 했다. 이는 이집트 적신월사가 식량을 실어 이스라엘 케렘샬롬 국경검문소를 통해 보낸 구호품들이다.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지구에 식량 등 구호품의 공중 투하를 재개하고 밀가루, 설탕, 통조림 등 화물 운반대(팔레트) 7개 분량을 공수했다. 또 가자지구에 있는 해수 담수화 시설에 전력선을 연결해 이 시설에서 나오는 식수 공급량이 하루 2000㎥에서 2만㎥로 10배가량 늘렸다.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도 항공기 3대를 동원해 25t의 구호품을 가자지구 공중에서 투하했다고 요르단 국영 통신이 보도했다. 가자지구에서는 일부 주민이 하늘에서 떨어진 구호품에 맞아 다치거나 이를 약탈하는 등 혼란도 빚어졌다.
 
이런 조치는 7월 들어 극심해지는 가자지구 기근과 사망자 급증에 따른 국제사회의 압박 등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기아로 인한 팔레스타인 주민 사망자 수는 127명이며 이 중 85명이 어린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네게브 사막에 위치한 라몬 공군기지를 방문해 “유엔은 우리가 인도적 물자의 반입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는 허용돼왔으며 오늘 공식 발표가 이뤄졌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제 유엔에 변명거리가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완전한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 싸우고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한다며 3월 초부터 가자지구를 전면 봉쇄했다가, 5월부터 미국과 함께 만든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제한적 배급만 허용해왔다.
 
국제기구들은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보다 적극적인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진전”이라고 환영하면서도 “기근과 재앙과 같은 보건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구호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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