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8월부터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가 고평가, 관세 유예 종료, 계절적 약세구간 진입, 금리인하 지연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부터 7월 23일까지 약 두 달간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14.7% 상승하며 2021~2024년 같은 기간 평균 상승률(6.2%)을 두 배 이상 상회했다. 지수는 올해 들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견조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2분기 실적 기대감과 무역협상에 대한 합의 기대 등 덕이었다.
그러나 다음 달부터는 본격적인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경고음이 증권가에서 나왔다. 증권가는 관세 이슈와 금리 불확실성, 그리고 계절적 약세 흐름 등을 근거로 8~9월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조정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부터 9월까지 두 달간 미국 증시는 조정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8월 1일 상호관세 유예 만료에 따른 시장 실망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부각되고, 6~7월 서머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빌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식 가격이 역대급으로 오르면서 ‘Yield Gap’(수익률갭)이 '0'에 근접한 점 또한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수익률 갭은 위험자산인 주식 수익률과 안전자산인 채권 수익률 간 차이를 뜻하는 지표다. 이 값이 0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주식이 채권 대비 매력이 떨어지면서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하나증권은 현재 S&P500의 이론적 기대수익률(4.5%)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4.3~4.4%)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투자 매력도 측면에서 주식이 더 이상 우위에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중금리가 낮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주식시장 투자매력도 높아지기 어렵다”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종목 선별 중심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나증권은 실적이 늘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주주에게 환원하는 기업(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브로드컴 등)과 비용 증가를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가격 전가력’이 높은 기업(메타 플랫폼스, 오라클,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코카콜라 등)을 사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신증권은 인공지능, 원전, 양자컴퓨터, 가상자산주 등에 대한 비중 확대를 고려해 볼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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