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열풍이 데이터센터(DC)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전 세계에 ‘DC 부동산 열풍’이 불고 있다. DC 인프라 확장이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24일 세계 최대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글로벌 DC 임대료는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대규모 AI 컴퓨팅 시스템 수요가 급증하면서 10만개 이상 서버를 보유한 하이퍼스케일 AI DC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 전력 공급이 제한된 대도시 인근 DC 임대료는 15% 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CBRE의 ‘데이터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 라우든 카운티는 DC 집중 건립으로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부동산 자산 가치가 78.7% 급등했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AI 기업들의 대규모 DC 투자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오리건주 역시 DC 인프라 확장으로 상업용 부동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오리건주의 DC 관련 투자액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도 동반 상승했다. AI 연산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전력 인프라와 부지 수요를 동시에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에서도 AI DC 투자가 부동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부다비, 두바이, 리야드, 도하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DC 캠퍼스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리서치 앤드 마켓의 ‘중동 데이터센터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동 DC 시장 규모는 19억 달러를 돌파했다.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23.9%에 달할 전망이다. 중동 지역 석유 중심 경제가 디지털 인프라로 전환되는 흐름과 맞물려 AI 기반 서비스 수요가 부동산 개발을 촉진한 결과다.

국내에서도 AI DC 신증설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네이버가 DC 각 춘천을 건립한 이후 인근 토지 가격은 약 10~15% 상승했다. 세종시 집현동 각 세종 DC 역시 완공 시점에 맞춰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됐다.
전력 공급이 제한된 수도권 인근 DC는 부동산 시장에 더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경기 고양시 문봉동은 대형 DC 허가 이후 부지 가치가 급등한 대표적인 사례다.
한 시행사는 2022년 약 550억원에 고양시 문봉동 DC 부지를 매입해 8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 공급 인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해당 부지 가치는 1800억원을 넘어섰다. 고양시 식사동 DC 부지에서도 500억원 이상 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구로구에서는 전력 공급이 가능한 데이터센터 부동산 가격이 최근 2년간 400억원 이상 급등했다.
정부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내세운 이후 국내 DC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까지 국내 DC 시장 규모는 약 4조원으로 추정되며, 2028년까지 연평균 15.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전문가는 “수도권 인근 데이터센터 부지는 전력 공급만 확보된다면 기존 가격 대비 3배 이상 차익을 얻을 수 있다”며 “특히 AI용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 부동산 시장에서 데이터센터는 주요 투자 대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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