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국 순회 경선이 이번 주말로 다가오면서 후보들이 표심 잡기에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 후보 등록 이후 첫 주말 충청권을 찾았던 정청래 후보와 박찬대 후보는 14일 나란히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해 지지층 공략에 나섰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 주로 시청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이 이재명 정부 초반 개혁을 이끌 '적임자'임을 거듭 내세웠다.
정 후보는 "대통령 선거 훨씬 이전부터 이재명 대통령에게 집권 시 3개월 내에 검찰·언론·사법개혁을 모두 끝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다"며 "이를 해내려면 강력한 파이터가 필요하다. 저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시절 조·중·동에 휘둘리지 않고, 국민의힘이 뭐라 하든 눈 질끈 감고 밀어붙인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 후보는 자신을 조선의 태종, 박 후보를 세종에 비유하며 "지금은 태평성대가 아니기 때문에 태종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참 좋은 사람이다. 나는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다"며 농담 섞인 신경전을 펼쳤다.
다만 지지층 간의 과열을 의식한 듯 "박 후보와 저를 갈라지게 하려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지 못할 것"이라며 "저와 박 후보는 안 헤어질 결심을 굳게 하고 있다"며 덧붙이기도 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경북을 방문해 핵심 당원 간담회를 갖고 표심 다지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 후보는 같은 날 첫 일정으로 대구를 찾으며 정 후보보다 한발 앞서 당원들을 만났다. 그는 대구 중구 삼덕동 한 식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5년 뒤 정권 재창출을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가 지금 1년"이라며 "당정대(민주당·정부·대통령실) 원팀을 만드는 데보다 적합한 사람은 (정청래보다는) 박찬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를 '스타플레이어'라고 표현하며 "한 사람의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도 중요하지만 팀 전체의 승리를 이뤄내는 팀장의 역할, 감독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자신이 1년 1개월 동안 원내대표로서 당을 이끌었던 경험을 강조했다. '정 후보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최대 강점이 무엇인가'라고 묻는 질문에는 "일단 이미지가 좋지 않나"라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박 후보는 이후 충북 지역 당원들과 토크콘서트를 열어 지지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정 후보보다 출마 선언이 다소 늦었던 만큼, 이동 시간에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내란 종식'을 강조하는 투트랙 선거 전략도 펼치고 있다.
한편 각자의 유세 현장에서 신경전을 벌여온 두 후보는 오는 15일 '공명선거 실천 서약식'에서 후보 등록 후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할 예정이다. 이어 16일, 23일, 29일 세 차례 걸쳐 진행되는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 방송토론회에 출연해 검찰 개혁 등 주요 개혁 의제를 두고 정책 검증을 펼친다. 순회 경선은 당장 이번 주말인 19일 충청권을 시작으로 20일 영남권, 26일 호남권, 27일 수도권에 이어 내달 2일 경기 고양시에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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