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브렉시트 이후 EU 정상으로 첫 英 방문…트럼프 대응 위해 '맞손'

  • 마크롱, 英 국빈방문...에너지·안보·무역 등 실질 협력 강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영국의 찰스 국왕이 8일현지시간 영국 버크셔주 윈저 성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8일(현지시간) 영국 버크셔주 윈저 성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 초청으로 사흘간 영국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EU 정상이 영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유럽 주요국인 영국과 프랑스가 서로 무역 및 외교적 긴장을 완화하고, 유럽 내 협력 복원에 본격 착수했다는 평가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영국 의회에서 상·하원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미국과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리스크를 없애야 할 것”이라며 미·중 무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브렉시트는) 깊이 유감스럽지만 존중하는 결정”이라며 영국과 프랑스 간 교역이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등 양자 협력 관계 강조했다.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한 것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기도 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1일 런던에서 열리는 제37차 영국·프랑스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무역 확대, 국방 산업 협력, 불법 이민 대응 등 다방면에서 실질적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에 유럽 주요국들이 공동 대응을 모색하는 흐름 속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7일 한국, 일본을 포함해 14개국을 상대로 1차 관세 서한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상대로도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는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주요국들은 미국 중심 질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내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미국과 처음으로 무역 협정을 체결한 영국 역시 지난 5월 EU와 관계를 재정립하는 ‘EU 재설정’ 합의를 계기로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최근 영국 정부는 프랑스 EDF와 공동으로 사이즈웰C 원전 건설에 142억 파운드(약 25조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EU가 추진 중인 1500억 유로 규모의 세이프 방위기금에 대해 영국 기업의 참여가 논의되고 있다.
  
따라서 프랑스는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국방, 안보, 에너지, 문화, 우주, 인공지능(AI), 경제 교류 등 핵심 분야에서 영국과의 협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각국이 공조 노력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서로 앙숙이었던 중국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이유로 중단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최근 약 2년 만에 조건부 재개했고, 신흥국 협의체 브릭스(BRICS) 주요국인 브라질과 인도도 8일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교역량을 3배로 늘리기로 했다. 또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2일부터 중국을 방문해 경제 협력 강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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