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뜨겁다. ETF 숫자는 1000개에 육박하고, 시장 규모도 200조원을 넘겼다. 이에 힘입어 자산운용사들의 순자산도 급격히 늘었다. 점유율 경쟁도 치열하다. 상반기 점유율 1위는 이번에도 삼성자산운용이었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1~6월에만 37조원이 늘어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3·4위 경쟁도 치열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ETF 순자산 가치 총액은 210조24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173조5639억원에서 37조원 가까이 불면서 210조원을 돌파했다.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은 상반기 81조2939억원으로 지난해 말 66조2508억원에서 22.7%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38.2%에서 38.7%로 상승했다.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머니마켓액티브'는 상반기에만 순자산이 2조5178억원 늘었다. 'KODEX 200'도 1조1171억원이 불었다.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순자산이 70조5346억원으로 12.6% 늘었다. 지난 4월 상장한 'TIGER 머니마켓액티브'의 순자산이 불과 2개월 만에 1조12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다만 1위 삼성자산운용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36.1%에서 33.6%로 줄었다.
ETF 운용사별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도 상반기 말 삼성자산운용이 3조1244억원으로 59.5%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비중은 20.0%로 지난해 말 24.0%에서 낮아졌다.
중상위권의 경쟁은 더 치열하다. 지난해만 해도 KB자산운용이 순자산 13조5643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지만 올 상반기 16조3448억원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16조3772억원)에 근소한 차이로 4위로 밀렸다. 상장 종목 수 자체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95개로 KB자산운용보다 더 적었지만, 금 투자 수요를 모두 흡수한 게 점유율 역전의 비결이다. 금현물 ETF인 'ACE KRX금현물'의 순자산은 상반기 102.4%나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ETF 시장에선 한화자산운용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한화자산운용의 점유율은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순자산도 지난해 말보다 69.7%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상품들 덕분이다. 'PLUS K방산'은 상반기 수익률 157.0%로 ETF 상품 전체 1위를 차지했다. 'PLUS 한화그룹주'도 119.6% 상승해 3위에 올랐다. 이밖에 'PLUS 태양광&ESS'와 'PLUS 우주항공&UAM'은 각각 82.9%, 77.4%의 수익률로 9위, 10위를 기록했다.
ETF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운용사들의 경쟁도 지속될 전망이다. 금현물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유일하게 운용 중인 상품이었지만 지난달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이 관련 ETF를 신규 상장했다.
자산운용사 간 보수 인하경쟁도 재발할 수 있다. 올해 초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대표지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나스닥100 ETF 보수를 내리면서 경쟁이 과열됐다.
지난해 투자자의 큰 관심을 받았던 미국 주식형 ETF 외에 올해 들어선 국내 ETF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은 시장 성장에 긍정적이다. 또 정책적으로도 가상자산 현물 ETF라는 새 시장도 열릴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ETF 거래가 늘면서 운용사들도 신상품을 다양하게 내놓으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가상자산 현물 ETF가 허용되면 새로운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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