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중 관세 전쟁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온 중국 경제가 올해 '5% 안팎'의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무역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 내수 부진 등이 여전히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올해 상반기 중국 경제는 미국과의 관세 전쟁으로 인한 험난한 대외 환경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회복력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고 2일 전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인 '5% 안팎'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하반기에는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선 미국과의 관세 전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크다. 지난 5월과 6월에 각각 제네바와 런던에서 열렸던 미중 간 1·2차 고위급 무역 협상 이후 중국 경제의 '무역 리스크'가 일시적으로 해소됐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4.2%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다만 바클레이즈는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 이하인 4% 전망치를 유지하는 등 일부 기관들은 여전히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도 중국과 미국이 최종적으로 비교적 영구적인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쟁점이 너무 많아 빠르게 해결책이 도출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현재 미국의 대중국 실효 관세율(약 39%)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시장 침체 역시 하반기 중국 경제의 심각한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다. 5월 중국 70개 도시의 신규주택과 중고주택 가격은 각각 7개월과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1~5월 부동산 투자는 10.7% 급감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내수 침체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다. 린 송 ING은행 중화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 안정은 여전히 매우 중요한 목표"라면서 "부동산은 중국 가계 자산의 60~70%를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부동산 시장 침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심리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以舊換新·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 시 보조금 지원) 정책으로 인한 소비의 깜짝 반등세도 하반기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없으면 보조금이 소진됨에 따라 사라질 것이라고 중국 경제 전문 분석 기관 게이브칼 드라고노믹스는 분석했다.
고용 시장 냉각도 중국 경제가 직면한 과제 중 하나다. 더구나 올해 여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1220만명의 졸업생이 구직에 나설 예정이어서 실업률이 급등할 우려도 있다. 중국인허증권(CGS)은 보고서를 통해 고용 시장 냉각을 올해 하반기 중국 경제의 핵심 우려로 꼽으며 "고용 시장 냉각으로 인해 소비도 침체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이처럼 경제가 대내외 복합위기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3분기까지는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반기 거시경제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7월 정치국 회의에서는 추가적인 대규모 부양책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고, 3분기에 미중이 합의한 관세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만큼 상황을 충분히 지켜본 후에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과 무역의 불안한 평화가 깨지거나 수출이나 부동산 부문이 예상치 못하게 급락할 경우 (부양책 발표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