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에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국내 좌완 파이어볼러'가 탄생했다.
롯데 투수 홍민기는 올 시즌 평균자책점 1.00을 기록하며 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놀라운 건 경이로운 삼진율이다. 그는 올해 9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이러한 압도적인 탈삼진 배경엔 강력한 구위가 있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홍민기의 올 시즌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무려 149.7㎞에 달한다. 지난해 기록한 145.3㎞와 비교해도 무려 4㎞ 넘게 상승했다. 최고 시속은 155㎞까지 찍었다. 홍민기의 평균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올 시즌 국내 좌완 투수 중 3위에 해당한다. 1위는 롯데 외국인 선발 투수 알렉 감보아(152.5㎞), 2위는 삼성 라이온즈 신인 투수 배찬승(151.1㎞)이다.
사실 그동안 롯데 국내 좌완 투수진은 무덤에 가까웠다. 롯데는 2014시즌을 끝으로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두산 베어스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하자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좌완 투수 중 한 시즌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1이상을 찍은 선수가 심재민(2023시즌·1.19)과 김진욱(2024시즌·2.02) 단 2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롯데 좌완 투수 합산 WAR이 중위권을 유지했던 건 브룩스 레일리(현 뉴욕 메츠), 찰리 반즈 등 장기 외인 투수들 활약이 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출신 정현수가 호투를 펼치며 WAR 0.97을 기록하고 있고, 홍민기도 단 기간에 0.48이라는 좋은 성적을 올렸다. 여기에 롯데는 올해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좌완 투수로 채웠다. 시즌 초 활약했던 반즈(0.42)와 터커 데이비슨(2.77), 그리고 반즈 대체 선수로 합류한 감보아(1.52)까지 호투 중이다.
이러한 활약이 이어지며 롯데 좌완 투수 WAR은 5.54로 전체 2위에 올라있다. 현재 기세대로라면 역대 롯데 좌완 투수 최다 WAR을 기록했던 2012시즌(8.77)을 뛰어넘는다. 홍민기의 활약이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기록 경신도 꿈이 아닌 이유다.
대전고 재학 시절 '좌완 파이어볼러' 가능성을 인정 받아 2020년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은 홍민기의 잠재력이 만개하고 있다. 그가 향후 오랜 기간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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