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하이웨이 특수] '알짜' HVDC 변압기 해외 기업 좋은 일만...국산화 노력 시급

  • HVDC 변압기 글로벌 빅3 점유율 95%

  • 한국은 지난해 상용화 첫걸음

  • GW급 변전소 필요한데 기술 부족

  • 정부 연구개발·상용화 지원 확대 필요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현시점에서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개통을 추진하면 초고압 직류방식(HVDC) 변압기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전력회사만 이익을 볼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우려한다. HVDC 변압기 원천기술 확보와 기술 독립을 위한 정부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해당 업계도 현재 ㎿(메가와트)급에 머무르는 국산 변전소 설비를 GW(기가와트)급으로 확대하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전압형 HVDC 변압기 시장은 GE, 히타치, 지멘스 등 미국·유럽·일본 전력 메이저 3사가 세계 시장을 95% 이상 점유하고 있다.

전압형 HVDC 변압기는 에너지고속도로 개통에 필수인 기술이다. 기존 전류형 HVDC 변압기에 비해 계통 안정화에 유리하고 실시간으로 양방향 전력 흐름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풍력·태양광 등 일정한 발전용량 보장이 어려운 친환경 발전설비에 적합하다. 세계적으로는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는 데 널리 쓰이고 있다.

한국도 그동안 관련 기술을 수입해 이용했지만 정부 주도로 기술 국산화에 나서 2023년 말 세계 다섯 번째로 전압형 HVDC 변압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7월 효성중공업과 정부가 함께 200㎿급 양주변전소를 준공하며 HVDC 송전 상용화에 나섰다. 

효성중공업은 2011년 20㎿급 전압형 HVDC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국산화 물꼬를 튼 바 있다. LS일렉트릭도 현재 전압형 HVDC 기술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는 신안·완도 등에 들어서는 해상풍력 단지에서 새만금과 태안을 거쳐 서인천까지를 연결한다. 초기 수송 전력 목표는 8GW이고 장기적으로는 14GW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적어도 세 군데 이상에 GW급 변전소를 준공해야 친환경 에너지를 수요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지만 국내 기술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에 산업부도 지난 19일 국정기획위 업무보고를 통해 2027년까지 3년간 280억원을 투입해 500㎸급 전압형 HVDC 변환용 변압기 국산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천억 원대 비용을 투입하는 민간 기업과 비교해 관련 예산이 턱없이 적다. 기술 상용화를 위해 HVDC 변전소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 통계를 보면 글로벌 HVDC 전송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24년 109억4000만 달러(약 14조9000억원)에서 연평균 6.65%씩 성장해 2032년 183억5000만 달러(약 25조원)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고속도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해당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과실을 누릴 수 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해외 기업에 로열티를 주지 않는 기술 독립을 달성하기 위해 국내 기술만으로 GW급 변전소 구축을 할 수 있도록 전압형 HVDC 변압기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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