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홍 부산 동구청장이 지난 21일 오후, 자신의 3년간의 구정 활동과 철학을 담은 자서전 '헬멧 쓴 구청장'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기념회에는 행사장은 궂은 날씨 속에도 정·관계 인사와 지역 주민 수백 명으로 가득 찼고, 사회는 방송인 배종찬 씨가 맡았다.
김 구청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행사는 선거와 무관하며, 구청장으로서 주민과 함께 걸어온 시간을 기록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마철 궂은 날씨에도 이렇게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큰 절 드린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행사명으로도 사용된 '헬멧 쓴 구청장'은 김 구청장이 오토바이를 타고 헬멧을 쓴 채 새벽마다 관내 골목을 돌며 현안을 점검한 행정 방식에서 착안한 제목이다.
그는 “과거에는 헬멧을 벗고 다니며 얼굴을 알리는 데 주력했지만, 이제는 안전이 우선이고 민원이 더 중요하다”며 “구청장 취임 이후 주말이면 직접 오토바이를 타고 직원들과 함께 골목골목을 누빈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민원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매월 주민 소통실을 열고, 주간에 구청을 찾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야간 민원창구도 운영했다”며 “동구신문 상단에는 제 휴대폰 번호를 실어 문자로 민원을 접수받아왔다”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손주가 태어난 사실도 처음 공개했다. “공개할 생각이 없었는데, 사돈이 외손주를 먼저 SNS에 올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자랑하게 됐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출판기념회에는 곽규택 국회의원도 참석해 “고도 제한 해제, 철도 지하화, 부산항선 트램 등 구청장 재임 시절 추진한 사업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동구는 다시 부산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남식 전 부산시장 역시 “북항 재개발은 동구를 부산의 관문이자 핵심 도시로 되살릴 기회”라며 “김 구청장의 헌신이 그 기반”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북항 내 바다 야구장, 해양수산부 이전, HMM 본사 유치 등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도 오갔다.
김 구청장은 “사직야구장 리모델링이 무산될 경우, 바다 야구장 추진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북항은 그에 걸맞은 부지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해수부 단독 이전이 아닌 산하 조선·수산 기능까지 함께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헬멧 쓴 구청장' 에는 김진홍 구청장이 구의원과 시의원 시절을 거쳐 동구청장으로서 걸어온 여정과 지역 현안, 가족 이야기, 향후 비전이 함께 담겼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곽규택 국회의원 등 인사들의 추천사도 실렸다.
하지만 행사에 대한 시선은 엇갈린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구청장이 선거 1년을 앞두고 기념회를 개최한 점에서, 정치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김 구청장은 “재판과 무관하게, 주민과 나눈 시간을 기록하고 미래를 설계하자는 취지였다”며 “남은 임기 동안에도 주민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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