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선수] '9라운더'의 반란…LG 투수 송승기, 눈부신 성장

5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LG 선발 송승기가 투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LG 선발 송승기가 투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라운드 위 땀과 열정을 쏟는 선수들의 이슈를 토대로 다양한 면을 살펴봅니다. '주목! 이 선수'는 인터뷰·기록·선수 인생 등을 활용해 만들어가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9라운더'의 반란이다. LG 트윈스 투수 송승기 이야기다.

송승기는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2021년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9라운드(현행 전면 드래프트로 환산 시 10라운드)로 LG 지명을 받은 그는 올해 반전을 써 내려가고 있다. KBO리그 신인왕은 매년 한국야구기자회의 기자단 투표를 통해 주어지며, 당해 연도를 제외하고 5년 이내의 선수가 대상이 된다. 투수는 과거 1군 무대 등판 이력이 30이닝 이내, 타자는 60타석 이내여야 한다. 앞서 송승기는 지난 2022년 7경기에 등판해 8⅓이닝, 2023년 1경기 1이닝 투구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그는 LG의 5선발로 낙점돼 12경기에 출전, 70⅓이닝을 소화하며 7승 3패 평균자책점(ERA) 2.30으로 호투하고 있다. 송승기의 평균자책점은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3위이자 국내 선발 투수 1위에 해당한다. 전체 1위인 한화 이글스 투수 코디 폰세의 평균자책점(2.20)과도 단 0.10 차이에 불과하다. 팀의 선두 질주에도 큰 공헌을 세우는 중이다.

송승기의 성적 상승 비결은 구속에 있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22년 평균 시속 141.6㎞, 2023년 144.6㎞에 불과했던 그는 올 시즌 145.2㎞로 끌어 올렸다. 2023년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2023년에는 1이닝 불펜 투수로 나서 전력투구한 것과 달리 올해는 선발 투수로 이러한 성적을 찍은 것이라 매우 유의미한 변화다. 보통 선발 투수들은 체력 안배를 위해 완급 조절을 한 채 공을 뿌리기 때문이다. 
 
5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LG 선발 송승기가 투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월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LG 선발 송승기가 투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 전역 후 구속을 끌어올린 송승기는 "백스윙을 크게 하고, 입단 초기와 상무 시절에 체계적으로 훈련하면서 힘도 붙었다. 프로에 입단할 때 내가 1군 무대에 서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모든 면에서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구속이 올랐다"며 비결을 설명했다. 송승기의 간절함이 구속 상승을 이뤄낸 셈이다. 

여기에 LG의 막강한 수비력도 큰 도움이 됐다. 스탯티즈를 살펴보면 송승기의 수비 무관 평균 자책점(FIP)은 3.38로 평균 자책점보다 1.08이나 높다. 이러한 요인은 인플레이 타구의 (피)안타 비율(BABIP)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의 BABIP는 0.239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팀 수비력과 운이 동반된 결과다. 투수는 BABIP이 낮을수록, 타자는 높을수록 운이 좋다고 말할 수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송승기는 자신의 실력에 동료들의 지원, 그리고 운까지 따라주며 올 시즌 맹활약 중이다.

이처럼 고등학교 재학 시절 다소 작은 신장과 느린 구속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하위 라운드로 간신히 프로 무대에 입성한 송승기가 국내 최고의 선발 투수로 도약했다. 올해 팀 우승과 신인왕 수상이라는 겹경사를 맞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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