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일외교' 노리는 日이시바...이달 중순 방미 검토

  • 아사히 "미국 측 양보를 끌어내지 못한 채 일본만 양보하는 흐름" 비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이달 15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간 최대 현안인 관세 협상을 집중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회담 시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인 6월 14일에 맞추는 상징외교도 검토되고 있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G7 정상회의 기간 중 캐나다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미국에서 회담을 하면 관세 문제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방미 일정을 조율 중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에 맞춰 회담을 개최하고 합의를 발표하면 외교적 상징성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산은 이달 초 미국을 방문해 관세협상을 진행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이시바 총리의 방미 여부가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4차 관세 협상을 진행했다.
 
양국은 지난 4월 16일 1차 협상 이후 총 네 차례 실무급 협상을 가졌고, 5차 협상은 이달 중순께 진행될 예정이다. 협상 간격이 짧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사실상 최종 합의를 도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금까지 미국에 농산물 수입 확대, 자동차 수입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조선·희토류 분야 협력,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교섭 카드로 제시했다. 미국산 반도체 수십억 달러어치 구매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은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부과된 10%에 더해 국가별로 차등 추가 적용한 관세(일본은 14%)에 대해서만 협의가 가능하고, 자동차 관세와 같은 품목별 조정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25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관세 협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그는 통화 후 취재진에게 “관세 협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담당 각료 사이에서 논의를 채워가자는 방침에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당초 6월로 예정됐던 관세 협상의 목표 시점을 7월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반발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일본은 성급한 합의로 인한 자국 경제 손실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택한 것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자동차를 역수입하는 방안을 협상 카드로 검토 중이다.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철폐 요구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며 미국 측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려는 전략이다. 또한 일본은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선박 제조 기술 협력, 반도체 첨단기술 연계 등 경제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의 방미에도 미국의 입장 변화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G7을 계기로 정상 합의가 이뤄지길 바라는 건 낙관”이라고 보도했고, 아사히신문도 “미국 측 양보를 끌어내지 못한 채 일본만 양보하는 흐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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